공공미술은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주체가 돼 여유롭고 품격 있는 삶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일정 공간에 예술의 향기를 불어넣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기업은 작가의 이색 작품을 설치해 고객의 호응을 끌어내고, 지방자치단체는 시민들에게 색다른 예술적 경험을 선사해 ‘도시 브랜드 제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더구나 세계 각국의 공공미술 활성화 정책은 조형미술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큰 몫을 했다.
이런 공공미술 시장의 활성화와 투명성을 지향하는 국내 유일의 조형물 장터가 열린다. 오는 23일 VIP행사를 시작으로 26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9회 조형아트서울’이다.
김영원의 '그림자의 그림자' 사진=조형아트 서울 제공 |
‘뉴 웨이브’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 화랑 85곳과 해외 7개국 20개 갤러리가 참여해 국내외 유명 작가 800여명의 작품 3800점을 펼쳐보인다. 참여 화랑이 지난해 96곳 보다 늘었다.
이스라엘출신 미국 설치작가 데이비드 걸스타인을 비롯해 미국 현대미술 거장 알렉스 카츠 ,전뢰진, 김영원, 김병종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총출동했다. 작품값도 10~20% 저렴하다.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또 호반문화재단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후원사로 선정됐다.
손성례 운영위원장은 “조형아트 서울은 특히나 기업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찾는 미술장터”라며 “국내의 여타 아트페어와 달리 회화 작품과 아울러 조각과 유리, 설치 등 입체작품을 대거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 일본 오사카 엑스포 기간에 일본의 아트페어인 스터디와 함께 오사카에서 한국과 일본 갤러리가 참여하는 아트페어를 여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외 화랑 105곳 3800점 출품
국내에서는 청작화랑과 금산갤러리, 갤러리 위, 갤러리 가이아 등이 부스전을 열고 색다른 작품으로 판매경쟁을 벌인다.
청작화랑은 돌 조각의 대가 전뢰진의 작품과 김영원의 인체 조각, 신재환의 돌과 유리의 합성 조형, 고성희의 유리 조각, 김성복의 작품을 전략상품으로 내놓는다. 금산갤러리는 이후창, 마츠다 유키, 주후식, 박승모, 이주형 작품을 전면에 배치해 컬렉터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갤러리 가이아는 브라질의 인기 팝아티스트 로메로 브리토, 데이비드 걸스타인, 미국의 알렉스 카츠의 작품을 대거 소개한다. 대만의 더홍 갤러리는 슈카이린과 케이츠 해힐의 수작들을 을 소개할 예정이고, 일본의 이치온 갤러리(소쇼 마시다, 후미오 모리야), 야마키 갤러리(도시마츄 큐레모토, 토시노부 슈기모토) 등도 인기작가 작품을 고루 출품한다.
유선태의 '말과 글' 사진=조형아트 서울 제공 |
◆다양한 볼거리 기획전 풍성
국내외 현대미술의 경향을 탐색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전도 시원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입체 작품 크기와 가격대별로 3개의 특별전이 눈에 띤다. 대형 조각전에서는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을 만든 조각가 김영원을 비롯헤 심인자, 박헌열, 양태근, 김성복, 권치규, 김경민, 장성재, 테즈김, 정의지, 김리현 등 11명이 참여해 3m 이상 대형 조각을 전시한다. 공공조형물이 필요한 기업들을 위한 견본 조각 형식으로 기획한 전시다. 손성례 운영위원장은 “관람객들이 3차원적인 작품을 접함으로 예술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기업과 작가의 소통의 장을 마련해 실제로 대형 조각 작품을 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신진작가 조각 특별전에서는 20개 대학의 조소 전공 교수가 추천한 작가들이 참여한다. 가천대, 강원대, 경북대, 경희대 등 각 학교당 1∼2명 작가가 참여하는 이 전시에서는 높이 70cm 이하, 150만원 이하로 작품 크기와 가격을 제한한다.
캐릭터 조각 특별전에서는 입체 작품을 구매하는데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취지에서 높이 50cm 이하, 75만원 이하로 작품 출품 조건을 정했다. 관람객들은 현장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바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참여 작가는 손희수, 장지원, 박소연, 김민지, 이주홍, 황혜민, 권연진, 김건희, 김리현, 김보라, 오은서, 이화연, 전효인, 유경민, 윤예지, 오예람, 엄정현, 천예슬, 감태검, 원명재, 김수연 등 모두 21명이다.
일본 도시마츄 큐레모토의 작품 사진=서울조형아트 서울 제공 |
이밖에 권순익 작가 특별전과 다양한 기법으로 작업하는 젊은 작가 8명의 작품을 모은 닷집특별전이 열린다.
조형아트서울을 주최하는 청작아트의 신준원 대표는 "키아프에 비해 가격대가 높지 않다"면서 "입체 작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형아트서울의 입장료는 2만원이며, 초등학생 이하 및 65세 이상 연령은 뮤료다. 네이버를 통한 온라인 티켓 구매 가격은 일반인 18,000원, 청소년 및 대학생 14,000원이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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