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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유명 건축가 모시기 경쟁…“신진 건축사 설 자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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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5-29 05:00:18   폰트크기 변경      

공공건축 설계공모에 ‘해외ㆍ서울’ 선호

업계, “지역 건축가 참여 기회 보장해야”


지난 10일 오후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대전아트파크 기획디자인 국제지명공모 공개발표회 모습. / 사진=대전광역시 제공.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공공건축 설계공모에 ‘국내ㆍ외 유명 건축가 모시기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지역 또는 신진 건축사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전시는 최근 ‘제2문화예술복합단지(가칭 대전아트파크) 기획디자인 국제지명공모’를 심사했다.

이 사업은 대전 중구 중촌근린공원에 음악전용공연장과 제2시립미술관을 조성하는 것으로, 시는 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의 출품작을 마스터플랜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특히 시는 이번 사업을 ‘선(先) 디자인, 후(後) 사업계획 수립’ 방식으로 추진한다. 디자인을 먼저 선정하기 위해 시는 공모 참여사로 해외 유명 건축사사무소 3곳과 국내 건축사사무소 4곳을 각각 지명했다. 국내ㆍ외 유명 건축가들의 참여를 독려해 설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문제는 발주처인 대전시 소재 지역 건축사는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공모에 참여한 국내 건축사 4곳 모두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지역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대지 특성이나 정주 환경 등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배제돼 아쉽다”면서 “설계공모가 해외와 서울지역 건축사들로 쏠리다 보니 지역 건축사들의 역할은 감리 정도에 그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부산광역시도 지난달 초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을 공모하면서 ‘세계적인 건축가’가 참여한 프로젝트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은 부산시가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위해 추진 중인 ‘2030 부산 건축ㆍ도시디자인 혁신계획’의 민간 주도 건축 디자인 제안 제도 중 하나다.

부산시는 공모 결과, 세계적인 건축가가 참여한 기획설계안이 선정되면 해당 안에 대해 △각종 건축규제 완화 및 절차 간소화 △기획 업무비 등을 지원한단 방침이다.

다만, 부산시가 ‘세계적인 건축가’에 대한 기준을 모호하게 제시해 ‘해외 건축가 사대주의’에 기초한 행정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유명 건축가뿐만 아니라 지역 건축가에게도 인센티브를 부여해 공모 참여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건축업계의 미래를 책임질 신진 건축가에 설계공모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방의 한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지난 2020년 말 대전 동구 골령골 집단희생지에 위령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열린 국제설계공모에 42개 국의 109팀이 참가했는데 국내 신진 건축사들이 1∼3위를 모두 차지했다”며 “경쟁력을 갖춘 젊은 건축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각 지자체가 기반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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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전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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