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 ‘데이터센터 트렌드 인사이트’ 개최
AI시대 수요 느는데 공급 부족
건설사, 관련 공사 수주전 군침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동구 삼우건축사사무소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트렌드 인사이트’. / 사진= 전동훈 기자.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데이터센터는 이제 단일 시설을 넘어 하나의 산업군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동구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삼우) 본사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트렌드 인사이트’ 개회사에서 박상돈 설계3본부장은 “데이터센터는 현대인들의 핵심 인프라로서 향후 성장 가능성 역시 무궁무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장은 데이터센터 구축과정과 사업 노하우를 공유받기 위해 모인 건설사, 자산운용사, 철강회사 등 50여개 업체의 전문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행사의 첫 연사로 나선 손지수 삼우 데이터센터그룹 건축사는 “국내에서 센터 건립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여러 변수로 인해 실제 준공까지 되는 물량은 많지 않다”며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면서 데이터센터 수요는 급증하는 데 반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최근 주요 건설사들은 데이터센터 사업을 비주택 분야 신사업으로 점찍고 관련 건설공사 수주전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AI와 빅데이터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악화한 부동산 경기로 줄어든 수주고를 만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건축업계는 데이터센터의 밑그림을 그리는 설계 시장 역시 동반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해 데이터센터 건설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단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삼성증권은 2021년 5조원에 불과했던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시장 규모가 연평균 약 15.9%씩 성장해 오는 2027년 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손 건축사는 최근 데이터센터 관련 트렌드로 △하이퍼스케일(고도화된 컴퓨팅 성능과 대규모 스토리지 용량) 표준화 △AI를 통한 센터 운영 △엣지 컴퓨팅 확대 △세분화된 보안 조치 △사회적 책임 확대 △대체 에너지 활용 등을 통한 친환경 운영 등을 제시했다.
그는 “설계 과정에서부터 에너지 효율화를 염두에 두고 PUE(전력효율지수)를 개선해 사업성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며 “센터를 실제 사용할 기업과 설계사 간 유기적인 소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유남선 건축사와 강동수 데이터센터그룹장은 센터 구축과정을 소개하고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리스크들을 유형화해 설명했다.
유 건축사는 “한국전력공사와의 수전(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받는 것) 협의, 지자체 도시계획심의 등 인허가, 임대형 데이터센터의 경우 운영사의 입주 계약 등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사업을 보조하는 설계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중요한 이유”라고 했다.
특히 유 건축사는 이달 14일 시행을 앞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전력계통 영향평가제도’ 도입에 따라 전력 수급 계획을 더욱 면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의 유해성을 우려하는 주민 반발에 부딪힐 경우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강 그룹장은 “주ㆍ야간 소음 시뮬레이션, 냉각수 관리 방법, 전자파 영향 검토, 열환경 시뮬레이션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건립 예정지 인근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뢰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 산재한 여러 리스크들이 설계시장의 진입 장벽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건축사사무소 임원은 “데이터 센터 설계 용역 발주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도 “발주처가 설계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갖춘 건축사만을 선호해 개발 사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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