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박경남 기자] 이달 철근 기준가격이 t당 93만1000원을 유지하며 2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하게 됐다.
철 스크랩 가격 변동에 따른 철근 기준가격 조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올 3분기 들어서는 t당 2만원 이상 인하될 것으로 점쳐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철근 기준가격은 t당 93만1000원으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철근 기준가격은 지난해 1월 t당 95만3000원을 기록한 이후 4월과 6월에 각각 97만4000원, 97만9000원으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7월과 10월에 95만4000원, 93만2000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다가 작년 말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94만원으로 상승했고, 올 1월 들어 91만9000원으로 하락했다가 4월 들어 93만1000원으로 오르고선 2개월 연속 유지되고 있다.
이달 철근 기준가격이 동결된 것은 철 스크랩 가격이 전분기에 비해 하락하긴 했지만, 철근 기준가격 조정 요건(±5%)에는 미치지 못한 영향이 컸다.
실제 지난 4~5월 평균 철 스크랩 가격은 t당 42만9000원으로, 전분기 평균 철 스크랩 가격(t당 45만1000원) 대비 4.9% 떨어졌다. 지난 4~5월 평균 철 스크랩 가격이 t당 1000원 정도만 더 하락했어도 이달 철근 기준가격 조정 요건을 갖출 수 있었는데, 소폭의 차이로 인해 철근 기준가격에는 변동이 없었다.
이달 철 스크랩 가격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지 않는 한 다음달 철근 기준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철근 기준가격은 매분기가 시작되는 달의 경우 철 스크랩 가격 변동분이 철근 기준가격 조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조정이 이뤄지는데, 다음달은 올 3분기의 시작인 만큼 철 스크랩 가격 조정폭을 그대로 반영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달 철 스크랩 가격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지만, 현 가격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다음달 철근 기준가격은 2만원 이상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근 유통가격과 격차를 좁히는 데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다음달 들어 철근 기준가격이 t당 2만원 이상 떨어지더라도 지난달 말 기준 t당 69만5000원을 기록한 철근 유통가격의 경우 여전히 하방 압력이 높은 만큼 철근 기준가격과 유통가격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완화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 스크랩 가격 하락분이 철근 기준가격 조정 요건에 찔끔 모자란 탓에 이달에도 철근 기준가격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유통가격 하락 속 건설사의 철근 매입 부담이 완화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다음달엔 철근 기준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통가격과의 갭을 많이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경남 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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