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오늘(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가운데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못지않게 최저임금의 ‘적용대상 확대’도 뜨거운 쟁점이다. 경영계가 업종별 차등 적용 관철에 주력하고 있다면, 노동계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종사자, 프리랜서 등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 포함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계는 현행 최저임금법 제5조제3항을 적용대상 확대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최저임금은 기본적으로 시간을 기준으로 정해지지만 ‘도급제나 그와 비슷한 형태로 정해진 경우로서 시간 단위로 최저임금액을 정하는 게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생산고(生産高) 또는 업적의 일정단위에 의해 따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급제는 수급인이 어떤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도급인이 일의 결과에 보수를 지급하는 구조여서 결과가 중요하다. 법은 수급인에게 ‘근로자성’을 인정해 최저임금 대상으로 포함하되 시간 대신에 성과물 기준으로 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노동계는 특고ㆍ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 등도 건당 수수료를 받는 도급제 노동에 가깝기 때문에 제5조제3항을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주체에 대해 노사가 맞서고 있다. 노동자위원 측은 최임위가 정할 수 있다는 입장인 데 반해 사용자위원 측은 정부와 법원 쪽에서 먼저 근로자성을 인정해야 최임위가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성과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정해진 직군은 1986년 법 제정 이후 한 곳도 없다. 그에 비해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법 제4조에 근거 조항을 두고 있는 데다 1988년 한차례 적용된 선례가 있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대상 확대보다 법적 실효성에서 우위에 있다는 의미다. 자신들 요구에 앞서 상대방 주장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하면 이번 최임위에서 획기적인 합의가 도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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