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나라 때 제작된 도자기를 비롯해 명나라 시대 군사훈련 모습을 담아낸 항아리, 봉항이 그려진 주전자, 소나무와 백 마리의 사슴을 오채로 그려진 매병, 장태정이 제작한 죽림칠현의 먹, 전설의 동물인 비휴(貔貅) 모습의 비연호(코담배) 등 희귀하고 가치 있는 중국 문화유산 39점이 경매에 오른다. 다보성갤러리가 지난 13일 시작해 오는 20일까지 진행하는 제7회 중국 문화유산 온라인 경매를 통해서다.
'명만력 오채 백록도 매병' 사진= 다보성갤러리 제공 |
최근 고금리와 고유가 현상으로 화교권의 큰손 컬렉터들이 지속적으로 비교적 안전 자산인 고서화와 도자기를 구입하는 추세여서 국내에서 유통되는 중국 유물을 비교적 싼 가격에 소장할 수 있는 기회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은 “다보성은 반세기 동안 인류의 중요 문화유산을 수집하여 국·공립박물관 및 국내 유수의 사립박물관에 보급해왔다”면서 “이번 경매에서는 시작가를 저렴하게 설정했기 때문에 많은 애호가들의 응찰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단연 ‘청건륭 연지홍 도화문 천구병’이다. 몸체가 둥근 원형으로 지구본을 닮아 '천구(天球)'병이란 이름을 얻었다. 전체적으로 백색 바탕에 복숭아 나무와 박쥐를 그려 넣어 다복과 풍요로움을 은유했다. 작품 가격과 판매는 개별 문의.
‘청건륭 연지홍 도화문 천구병’ 사진=다보성갤러리 제공 |
명나라 가정제 때 제작됐다는 뜻의 '대명가정년제(大明嘉靖年製)' 라는 관지가 쓰여 있는 도자기도 나온다. 청(靑)·황(黃)·홍(紅)·백(白)·흑의 다섯 가지 색채(오채)로 활을 쏘는 인물과 말을 탄 장군, 장창(長戟)을 들고 있는 신하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되살렸다. 위풍당당한 인물들의 존재만으로도 도자기의 위엄이 한층 느껴진다.
부채를 들고 있는 여성과 갑옷을 입고 손에 활을 들고 있는 남성을 형상화한 명나라 시대 도용도 출품됐다. 명나라 시대에는 번왕(藩王)과 고관(高官)의 무덤에 같이 묻혀 이들이 생전에 누렸던 지위와 권세를 이어가도록 했다. 이번 출품된 채색 도용의 경우 말과 인물의 표정, 의복, 말 안장과 갈기, 꼬리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한게 생동감을 더해준다. 경매시작가는 50만원이다.
'송 월요 청유 원앙 합' 사진=다보성갤러리 제공 |
청나라 광서제 때 유행한 화조도병도 새 준인을 찾는다. 도자 몸통에 분채로 국화와 메추라기 등을 정갈하게 묘사한 꽃병이다. 국화와 메추라기 그림은 실제 '나라가 태평하고 사회 질서와 생활이 안정되다(長治久安)'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구연부가 작고 몸통 중앙이 둥글게 부풀어 올라가다가 굽 부분이 다시 넓어지는 독특한 형태가 눈길을 끈다.
명나라 가정 시대 청화 도자기 ‘운학문관’도 100만원부터 경매를 시작한다. 푸른색 유약으로 학과 구름(雲鶴紋)를 차지게 수놓았다. 도자기의 목에는 '대명가정년제(大明嘉靖年製)' 라는 관지가 적혀 있어 명나라 가정 시기의 유물임을 알 수 있다.
명나라 대종 황제의 어용명문이 새겨진 팔각형 옥호춘병, 명선덕 청화 연꽃넝쿨무늬 접시, 청건륭 오륜도 봉퇴병, 뚜껑이 있는 육각형 항아리, 박고도가 새겨져 있는 붉은 호박의 비연호등 희귀한 작품들도 새주인을 찾는다.
출품작들은 다보성갤러리 4층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고, 다보성갤러리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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