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사우디 성지순례 기간 1000여명 숨져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06-23 19:31:37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해 성지순례(하지) 기간 1100여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성지순례 기간 취약 계층이 기후 재앙의 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돼있다는 점이 이번 사태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사망자의 상당수는 공식 허가를 받지 않은 미등록 순례자다. 사우디 당국은 국가별 할당제를 통해 매년 하지 참가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공식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매년 관광비자로 사우디에 입국한 뒤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순례를 시도하는 인원도 늘고 있다.

저소득 국가에서 온 순례자들은 공식 하지 여행사인 것처럼 가장한 브로커 등에게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노후를 대비해 모아둔 돈으로 죽기 전에 순례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고 WP는 전했다.

올해 성지순례 기간에는 낮 온도가 52도까지 오르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피해가 컸다. 미국기상학회(AMS)가 2021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40여년간 북반구의 다른 지역보다 50% 더 많이 온난화됐다.

WP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일부 순례객들은 눈에 띄게 아파 보이는데도 사우디 당국에서 도움을 주기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당국에 적발되는 것을 두려워한 미등록 순례자들이 스스로 의료 서비스 요청을 거부한 경우도 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생활경제부
오진주 기자
ohpearl@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