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및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 등 중상급지와 서울 외곽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및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 지역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내집 마련을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움직이되, 매입가를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서울 주택시장은 상급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서울 중심지와 외곽 지역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주택자 등 투자수요보다 내집마련 및 갈아타기 등 실거주 수요들이 주도하는 상황이다보니 2040세대가 거주하고 싶어하는 지역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40세대가 원하는 지역은 △투자가치가 있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역세권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공통점을 보유한 곳은 대부분 서울 강남3구와 마용성 지역인 만큼 올해 하반기 내집마련을 고민하는 실거주 수요들은 보다 발빠르게 움직이라는 조언이다.
◆ 마용성 달려간 2030 실거주 수요
한국부동산원은 6월 넷째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주간동향을 통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전주(0.15%)보다 상승폭을 높인 0.18%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강남3구 중 서초구는 서초·잠원동 대단지 위주로 0.29%의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송파구도 잠실·신천동 주요단지 위주로 0.20% 상승률을 보였다.
반포 학원가와 가까운 반포동의 '반포래미안아이파크'의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말 32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도 전용면적 84㎡ 기준 42억3000만원에 거래된 가운데 이달 중 49억원대에 거래됐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반포래미안아이파크'의 일부 거래 중에서는 마용성 실거주를 매도한 갈아탄 수요도 전해진다. 마용성 지역에서 상급지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상당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갈아타기 수요가 주도하는 만큼 서울 내에서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노도강 지역의 상승세는 0.1% 미만으로, 도봉구는 0.01% 수준의 보합에 머물러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리서치랩장은 "이제는 강남3구 아파트 한 채로 강북 아파트 2채를 살 수 있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영끌 및 패닉바잉 등 전국적으로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가격 민감도가 커지는 등 대기수요 높은 지역으로 쏠리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2030세대들의 실거주 수요도가 높은 마용성 지역은 강남3구보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쏠림도가 상당하다는 의견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통계에서도 마포구와 성동구, 용산구는 0.3%대의 상승률로 서울 내에서 가장 상승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2030세대가 내집마련에 나서면서 저렴한 강북 지역들이 들썩이고 있다"며 "강남과 마용성 지역의 상승세가 단기적으로 부각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외곽 지역들도 갭메우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강남3구 한정될 듯
앞으로도 신축 수요는 강해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의 신축은 '희귀물건(리미티드 에디션)'인 만큼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따라서 신축 예정인 재건축 단지에 대한 관심도가 남다르지만 최근 공시비 증액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 부담에 망설이는 대기수요들도 상당하다.
이같은 재건축 단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건축 부담금을 감당할 수 있는 고소득자들이 모인 단지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건축 단지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입한다면 강남3구 및 분당 등 1기 신도시에 국한하라는 것이다. 그 외에는 사업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은 "재건축은 부담금 문제로 강남3구 등 소득여건이 높은 지역 외에는 쉽지 않다"며 "분당 지역 등 노후도시 선도지구는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높여준다고 하니 사업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도 "서울 노도강 지역의 재건축 단지들은 기존 용적률이 높기도 하고 부담금 문제도 크기 때문에 갭투자자들도 급매를 던지고 있어 매수세가 당분간 살아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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