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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확충 게을리하면 더 큰 비용 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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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01 15:01:17   폰트크기 변경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2주년 기자회견

“토건반대 구호 멋있었지만 결과 어땠나?”

빗물배수터널 건설 지연으로 주민 고통…공사비 폭증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대한경제=임성엽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목사업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시민이 요구하는 개발사업과 필수 인프라 확충을 게을리하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민선 8기 후반기에도 동행ㆍ매력 시정 목표 달성을 위한 SOC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다.

1일 오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개발 공약이 너무 많다’라는 지적에 대해 “예전 토목ㆍ토건 반대가 떠오른다”며 “침수를 예방할 대형 지하 저류조, 저류 터널을 만드는 걸 하지 말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1조1500억원을 들여 광화문ㆍ강남역ㆍ도림천 3곳에 극한 호우에 대처할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조 단위의 초대형 토목사업은 반지하 주민 등 저지대에 거주하는 약자의 생존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

7곳에서 추진하던 빗물배수터널 사업은 지난 2011년 전임 박원순 시장 당선 이후 신월동 사업 한곳 준공으로 축소됐다. 이후 폭우 때마다 한강 이남 저지대 주민들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사업비도 10년간 폭증해 8500억원을 들여 7곳에 조성하려던 이 사업은 3곳 건설에 1조1500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홍수에 대비한 치수(治水)를 넘어 강 주변부를 개발하는 친수(親水)까지 추진하는 르네상스 사업은 오세훈 시장 첫 취임 당시 극심한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오 시장은 “개발 전 한강은 고수부지로 불렸다. 지금은 연인원 수천만명이 방문하는 시민 일상을 위한 여유, 레저공간으로 변모했다. 서울시민이 지금의 한강과 지천변이 없으면 어떻게 여가를 보낼지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토건 반대를 구호로 외쳤을 때 멋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땠나”라며 “시민단체는 애써 외면하지만 시민은 안다”라고 말했다.

SOC 투자 적기를 실기하면 국민 불편을 넘어 생존권을 위협받고, 산업활동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며 더 큰 재정 부담을 유발한다는 게 오 시장의 지적이다.

재개발ㆍ재건축 사업도 마찬가지다. 오 시장은 이날 “도시를 경영할 때 주거, 주택만큼 중요한 건 없다.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재개발과 재건축을 ‘과속도, 탄압도 하지 않고 해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매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년간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친 공급 부족의 결과, 주택가격을 폭등시켜놓고 현재 긴축재정, 건설원가 급등 상황을 맞았다”며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라고 비판했다.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 : 서울시 제공


공사비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적정 수준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마른 수건을 쥐어짠다는 생각으로 서울시 차원에서 건설원가를 확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소소한 부분까지 찾아내는 시도를 해보라’고 지시를 했다”라고 전했다.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 부지 내 골목길 투기사건과 관련해서는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지적했다. “그 땅(골목길)을 산 사람들은 ‘앞으로 이런 짓 하다간 손해를 보겠구나’라는 생각이 꼭 들게끔 모아타운 사업을 모범사례로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라고 오 시장은 강조했다.

서울시는 모아타운 내 골목길은 사업시행구역에서 제외하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계획 변경(안)에 대해선 “행정은 상식에 입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105층, 1개 동을 55층, 2개 동으로 변경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기존 건설계획과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계획을 세웠으면 이에 걸맞은 공공기여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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