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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역 인근 차량 인도 돌진… 9명 사망ㆍ4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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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02 08:47:01   폰트크기 변경      
일방통행 4차선 도로서 200m 역주행… 도심서 대형참사

60대 피의자, 급발진 주장… 목격자 “급발진 아니었다”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덮쳐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벌어졌다.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도에 사고의 흔적으로 파편들이 흩어져 있다./ 사진: 연합뉴스


2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7분쯤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온 제네시스 차량이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며 갑자기 튀어나왔다.

이 차량은 빠르게 달려 도로에 있던 BMW와 소나타 차량을 차례로 추돌한 뒤 횡단보도가 있는 인도 쪽으로 돌진해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후에도 해당 차량은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야 멈춰섰다. 역주행한 거리는 모두 200m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4명, 30대 남성 4명, 40대 남성 1명 등 모두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 중에는 서울시청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인 데다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시민들이 몰리는 시간대였던 탓에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에는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인명 피해를 막지는 못했다. 사고 직후 안전펜스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고 인도변에 자리 잡은 상점들의 유리문과 창문도 깨졌다.

경찰은 가해 차량 운전자인 남성 A(68)씨를 현장에서 검거했지만, A씨가 통증을 호소해 일단 병원으로 이송했다.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A씨의 아내인 60대 여성 B씨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특히 A씨는 ‘급발진’이 사고 원인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A씨의 주장에 “급발진은 아니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봐도 급발진으로 보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CCTV 영상에는 사고를 낸 제네시스 차량이 사고 직후 감속하면서 멈추고, 갑자기 달려오는 차량에 놀란 시민들이 급히 몸을 피하는 장면이 담겼다. 일반적인 급발진 차량의 경우 도로 위 가드레일 등 구조물과 부딪히며 마찰력으로 억지로 감속을 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와 함께 A씨의 음주운전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마약 투약 여부나 졸음운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에서 “음주 여부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를 했는데 음주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해 운전자 진술과 CCTV,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규모 인명사고에 정부도 신속히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게 “피해자 구조와 치료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 장관도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신속한 응급처치 및 병원 이송을 하는 등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받고 곧바로 현장에 나와 상황을 지휘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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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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