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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악성 민원인’ 2784명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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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02 10:53:22   폰트크기 변경      
상습ㆍ반복 민원은 기본… 폭행ㆍ협박도

권익위, 실태조사 결과 발표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상습ㆍ반복적인 민원으로 공무원들을 괴롭히거나 폭언ㆍ폭행을 일삼는 이른바 ‘악성 민원인’이 전국적으로 278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올해 3∼5월 중앙행정기관 49곳과 지방자치단체 243곳, 시ㆍ도 교육청 1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악성민원 실태 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악성 민원인은 업무 담당자 개인 전화로 수백통의 문자를 발송하는 등 ‘상습ㆍ반복적으로 담당자를 괴롭히는 유형’이 48%(1340명)로 가장 많았다. 살해 협박이나 책상을 집어던지는 등의 ‘폭언ㆍ폭행’ 유형도 40%(1113명)를 차지했다.

담당 공무원의 실명을 공개한 뒤 항의 전화를 독려하거나 신상공개 후 이른바 ‘좌표찍기’를 하는 유형은 6%(182명)로 확인됐다.

기관별 악성 민원인은 기초 지자체 1372명, 중앙행정기관 1124명, 광역 지자체 192명, 교육청 96명 순으로 많았다.

중앙행정기관에서는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한 악성 민원인이 7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법무부(116명), 검찰(87명), 국방부(48명), 농림축산식품부(22명) 등의 순이었다.

국토부 악성 민원인 중에서는 도로구역 내 불법 적치물(컨테이너) 조치 요청과 행정대집행 계고 통지에 반발해 담당 공무원의 개인 연락처로 협박한 사례 등이 나왔다. 이유 없이 특정인을 대신 고소해달라는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거나(법무부), 신변 보호 요청에 대한 처리에 불만을 제기하며 차량에 부탄가스통 등 폭발물을 소지한 채 시위를 하는 경우(검찰청)도 있었다.

광역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의 악성 민원인이 67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이 24명, 경기ㆍ인천이 22명씩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는 의료비 지원을 요청하며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고성을 지르다 민원실 밖에 드러누운 사례가, 경남에서는 칼과 드라이버 등 흉기를 소지한 채 민원실에 방문해 관련 민원을 연간 1000건 이상 제기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었다.

기초 지자체의 경우 울산 동구(52명), 서울 영등포구(47명), 인천 서구(42명), 경기 평택(38명), 경기 남양주(33명) 순으로 악성 민원인이 많았다.

특히 교육청 중에서 악성 민원인이 가장 많은 서울 교육청(41명)에서는 10개월간 지속ㆍ반복된 민원으로 담당자에게 신체마비 증상까지 나타났다는 게 권익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악성 민원에도 불구하고 전체 기관의 45%(140곳)는 최근 3년 내에 대응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을 실시했더라도 직원 친절교육 등 적절한 대응 교육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권익위는 실태조사 결과와 상습ㆍ반복, 폭언ㆍ폭행 등 유형별 악성 민원 대응방안을 관련기관과 공유하고 협의할 방침이다. 오는 11일에는 ‘악성 민원 대응 연수회’를 열어 각 기관의 대응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고충민원 총괄기관으로서 일선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과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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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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