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서방의 제재 영향으로 러시아 경제에서 한국과 같은 ‘재벌화’(chaebolization)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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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오스마코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1차관은 4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인터뷰에서 “재벌화는 한국어 ‘재벌’에서 파생됐고 비슷한 용어로 일본어 ‘자이바쓰’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벌의 예로 삼성을 거론하면서 “재벌은 개인이나 가족이 운영하면서 다양한 분야 업체를 거느린 거대 산업 기업을 의미하는데 삼성은 텔레비전과 가스 운반선을 모두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이들 국가(한국과 일본)의 자본주의는 무역 편향적으로 발전했다”며 “그들은 자본을 형성한 다음 그 아래 산업 자산을 형성해 수직적 구조를 구축했다”며 그 결과 한국ㆍ일본 기업들이 여러 분야 산업을 다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러시아는 산업, 은행, 금융 자본이 각기 분리돼 발달했다고 오스마코프 차관은 비교했다.
그는 “시장이 세계화되고 대출이 상대적으로 쉬웠을 때 산업은 독립적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심한 제재가 가해지면서 금융 파트너와 무역회사를 통한 상품 판매가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현재 우리는 자금, 무역, 산업자본의 시너지, 즉 기원 측면이 아닌 형태 측면의 재벌화가 필요하게 됐다”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진행된 재벌화의 예로 러시아 조선기업 통합조선공사(USC)의 지분 100%가 2023년 러시아 대형 국영은행 VTB로 이전된 것을 들었다. 또 러시아 최대 국영은행 스베르도 산업 자산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고 가스프롬은행은 이미 ‘준재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은 산업 부문 자회사를 위해 장기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재정을 지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 산업, 제조 등 각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대거 철수했다.
오스마코프 차관은 제재 이후 러시아산 산업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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