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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오세훈에게 ‘청계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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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5 08:13:48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오세훈 시장에게 청계천은 넘어야 할 산이자 벽으로 꼽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당시 완수한 ‘청계천 복원사업’에 힘입어 청와대에 입성했다.

오 시장은 귀에 닳도록 들었으리라 “당신의 청계천은 무엇인가요?”

장고 끝에 그는 이런 답을 내놨다. 지난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세훈 시장은 “하루하루 일상속의 변화가 청계천의 변화보다 더 가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드웨어 시대에서 소프트웨어 시대로 바뀌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모범답변이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혁신’을 구분했다는 점이 걸린다. 본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분리돼 있지 않다. 끊임 없이 서로 상호작용 한다.

청계천 복원은 토목사업으로 조성해 준 무대에 시민 삶의 질을 높이면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혁신을 이뤄냈다. 그래서 청계천 공사를 ‘문화사업’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한강 르네상스도 마찬가지다. 오 시장은 고수부지, 둔치로 불렸던 한강을 시민이 항상 이용할 수 있는 레저공간으로 ‘개발’했다. 이 또한 시민이 여가생활을 편히 즐길 무대를 만들어준 것이다. 손목닥터9988이란 앱의 성공도 한강처럼 서울 곳곳에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기에 가능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청계천은 이미 서울 곳곳에 숨겨져 있다.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이 대표적이다. 신월동에서 가동 중인 빗물터널은 오 시장이 결정했다. 빗물배수터널은 거대한 물그릇이다. 극한 호우 때 물을 가둬놨다가 호우가 끝나면 펌프를 통해 물을 방류하는 사회간접자본(SOC)이다. 양천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월 가동 후 극한호우에도 인명피해는 물론 침수피해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토목사업인 치수(治水)에 미리 대비하면서 물난리를 막고 시민 ‘생명’도 구했다. 오 시장은 이런 터널은 7개 만들려다 후임 시장이 6개를 취소하면서 현재 단 하나만 가동 중이지만,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한 약속대로 적정 공사비 증액을 통해 대심도터널 3개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안심하고 마실 물을 위해 강북정수장 증설공사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선 오 시장의 시정을 토목, 토건사업 일변도라 비판하지만, 토목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안전한 마실 물을 주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오 시장이 밝힌 것처럼 필수 SOC 확충은 눈에 확 띄지 않아도 시민 일상에서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정책이다.

최근 한 유튜브에서 오세훈 시장은 인간의 삶에서 운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운은 하루하루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온다고 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운이 와도 모른다고 했다.

4일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평가에서 오세훈 시장에 대한 긍정 평가비율은 55%로 하반기 대비 3%포인트 올랐다고 한다.

빙산의 일각이라고 했다. 빙산의 전체 크기는 수면 윗부분이 10%고 수면 밑 우리가 보이지 않는 부분이 90%, 대부분이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보다 서울시정의 빙산 ‘밑’ 부분을 알아가는 시민이 늘어가고 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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