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도열병의 거수 경례를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국민의힘은 9일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향해 수사 결과를 조속히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채상병 특검법 재의 요구 안건은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돼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채상병 사건의 경찰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공신력 있는 수사기관에서 내놓은 수사 결과라 진상규명의 첫발을 뗐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 공수처의 시간이다. 공수처가 조속히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 이 사건의 진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상병 사건을 수사해온 경북경찰청은 전날 피의자 중 최고 간부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직권남용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았으나 경찰은 두 혐의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정쟁보다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며 “공수처는 소위 외압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한 점 의혹 없이 진상을 규명해 조속히 수사 결과를 발표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채상병 어머니의 간절한 바람대로 1주기 전에 수사 결과가 나온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경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하고, 그래서 결론은 특검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진실규명보다는 순직 병사의 희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경찰 수사 결과를 정략의 수단으로 삼지 말고, 민주당이 주도해서 만든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기를 바란다”며 “이제 공수처가 답할 차례다.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로 채상병 어머니 바람처럼 1주기 전에 국민 앞에 수사 결과를 공개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선 “외부 민간위원들로 구성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수용한 결론”이라며 “민주당과 시민단체 일각에서 정권 입맛에 맞춘 수사 결과라며 반발하는데, 이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초기 조사가 옳았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경찰 수사가 틀렸다고 한다면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거부권) 안건을 의결했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 요구(거부권) 안건을 의결했다.
현재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전자 결재를 통해 곧바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부권이 이날 중 행사된다면 이는 지난 5일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된 지 나흘 만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에서 야당이 단독 처리한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지난 5월 21일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이 법안은 국회 재표결을 거쳐 5월 28일 폐기된 바 있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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