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승수 기자]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가 전년 대비 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통의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며 청신호를 보냈지만, 중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10일 해외건설협회 ‘2024년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실적’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234개사가 79개국에서 296건, 155억8000만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172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9.9%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 중동이 100억3000만달러로 가장 많은 수주 비중(64.4%)을 차지했고, 북미ㆍ태평양 22억7000만달러(14.6%), 아시아 21억9000만달러(14.0%), 중남미 5억700만달러(3.3%), 유럽 4억5000만달러(2.9%), 아프리카 1억3300만달러(0.8%) 순이었다.
올해 상반기 수주액이 전년 대비 줄어든 이유는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졌지만, 다른 지역에서의 ‘수주 선방’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반기 수주액의 64.4%를 차지한 중동지역은 사우디 파딜리 가스 프로젝트 PKG 1·4(60.8억달러) 및 PKG 2(12.2억달러), 카타르 알 샤힌 유전 고정식 해상플랫폼(11.5억달러), 사우디 SEPC 에틸렌 플랜트(5.0억달러), UAE 아즈반 태양광 발전(1.9억달러) 등이 수주를 이끌며 전년 대비 51.6%가 증가했다.
반면 북미지역의 감소는 두드러졌다.
지난 2022년 8월 발효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의 영향으로 국내 제조사의 미국 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공장 건설은 2021년 9억4000만달러에서 2022년 29억4000만달러, 2023년 91억2000만달러 등으로 증가했지만, 올해 상반기 수주액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상반기 48억1000만달러였던 수주액은 올해 상반기 21억6000만달러로 반토막 이상 줄어들었다.
아시아 지역은 토목 및 산업설비 공사 수주 감소로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며 2년 연속 감소한 21억9000만달러로 집계됐으며, 상반기 수주의 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남미와 유럽지역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주실적을 보였다.
다만 아프리카는 기업의 수주활동이 위축되고 상반기 산업설비 공사 수주 감소로 지난해 1/5 수준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투자개발형(PPP) 사업의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10억달러 이상 수주하고 비중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했다.
필리핀 NAIA 공항 PPP(인국공, 3.1억달러), 브라질 CESAN 하수처리 양허사업(GS건설, 2.8억달러), UAE 및 오만 태양광 IPP사업(서부발전, 2건 3.2억달러), 영국 위도우힐 에너지 저장시스템(LS일렉트릭, 1.0억달러) 등이다.
해외건설 수주 형태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1%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8.2%를 기록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지역에서 수주 선방이 이뤄졌지만 다른 지역에서 수주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수주액이 전년 대비 줄었다”면서도 “전년 상반기에 워낙 수주액이 높았던 이유도 있고, 현재도 낮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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