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피격을 당한 뒤 피신하며 주먹을 치켜세우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총격을 당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대관식이 열리는 전당대회 전 테러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 정치권에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 대선캠프는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통해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괜찮으며 지역 의료시설에서 검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악무도한 행위에 신속하게 대응해준 법 집행 인력과 응급구조대원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경호국도 성명을 내고 “경호국은 보호 조치 시행에 들어갔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안전하다”면서 “이 건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하고 있으며 추가 정보는 가능할 때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병원에서 퇴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을 접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곧장 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난 그가 안전하고 잘 있다고 들어서 감사하다”며 “난 우리가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는 동안 그와 그의 가족, 그리고 유세에 있었던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질(영부인)과 난 그를 안전하게 한 경호국에 감사하다”면서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폭력이 있을 자리는 없다. 우리는 하나의 나라로 단결해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 낙마 시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성명을 통해 “더그(남편)와 난 그가 심각하게 다치지 않아 안도했다”며 “이 같은 폭력은 우리나라에 있을 자리가 없다. 우리는 모두 이 혐오스러운 행위를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가는 이번 사건이 오는 11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통합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할 경우 중도층은 물론 민주당 ‘샤이(shy) 지지층’까지 대거 흡수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의 폴 공 선임연구원은 “대선 토론 이후 이미 바이든을 버린 무소속층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통상 공화당 전당대회(RNC)가 시작하면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그렇게 될 것”이라며 “바이든에 대한 고령 문제, 트럼프에 대한 동정표를 의식해 무소속층 표심이 트럼프를 향해 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주당 내부에서 ‘바이든 사퇴론’이 더욱 확산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대선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로이터ㆍ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선거 유세 연설에서 “나는 대선에 출마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대선 완주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최근 대선 토론 이후 후보 교체 압박까지 받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이번 사건이 최대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되는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에 예정대로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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