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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 전면 재검토…민자사업 추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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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7 06:00:17   폰트크기 변경      

시공사 선정 반복 유찰에 608억 증액 추진했으나
서울연구원 “자금 투입 과다” 결론
이승현 서울에너지공사 사장 사표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에너지공사 본사 전경./ 사진:서울에너지공사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서울에너지공사가 마곡지구 내 열 공급을 위해 추진 중인 ‘서남집단에너지시설 2단계(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마곡열병합발전소는 건설계획 수립 후 환경영향평가와 기본설계까지 마쳤지만, 시공사 선정에 6번이나 실패하면서 공사비를 608억원 증액해 재추진하려던 사업이다. 하지만 사업타당성 조사용역을 맡은 서울연구원이 “자금 투입이 과다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서울시도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16일 집단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서울연구원은 공사비가 증액된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의 타당성 조사 결과를 최근 서울시에 보고하고 연구용역을 마무리했다. 서울연구원은 발전소 건설은 불가피하나, 건설 비용이 과도하게 들어가는 만큼 사업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사업 방향을 재검토 하고 있다”며 “추가 출자, 펀딩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서남집단에너지시설 2단계 사업은 285㎿급(190G㎈/h) LNG 열병합발전(CHP) 1기, 열전용보일러(PLB) 1기 및 부대시설을 조성하는 공사다. 2017년 서남물재생센터 인근에 준공된 서남집단에너지시설 1단계 사업(PLB 1기)에 이은 2단계 사업으로, 마곡지구 내 급증하는 지역난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마곡열병합발전소 조감도./사진:서울에너지공사


이번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마곡 집단에너지 사업권을 민간에 매각하고, 서울에너지공사는 사업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곡지구 내 열 수급 불균형으로 지금도 목동 등에서 열을 공급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발전소 추가 건설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사업비용이 과도하다는 결론이 내려진 만큼, 서울시가 민간에 집단에너지 사업권을 넘기고 마곡 열공급사업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집단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비용 문제로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사업권 매각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적자에 허덕이던 서울에너지공사 내부는 이번 용역 결과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2단계 사업에선 열만 생산하는 PLB와 함께 열•전력을 동시 생산하는 CHP를 건설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또한, 열병합발전소 신설에 따라 LNG 직수입 사업을 추진해 열 생산단가를 절감하려 했는데, 이 계획들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에너지 사업권을 매각한다고 해도 발전소 건설이 완료돼 열을 공급하는 상태가 아니라면 매각금액은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너지공사 입장에선 그동안 사업 추진 위해 투입된 인건비나 설계용역비 정도만 건지는 정도일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공사 노조는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이승현 사장 또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서울시에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열요금을 정부가 통제하는 상황에서 마곡열병합발전소 사업은 서울에너지공사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였다”라며 “마곡 사업권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은 적자에 시달리는 공사의 민영화 추진을 위한 첫 단추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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