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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미술품 경매 '빅쇼'....근현대 스타 작가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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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8 15:29:20   폰트크기 변경      
케이옥션, 24일 7월경매.... 이중섭 도상봉 이우환 박서보 김종학 그림 등 75점 출품



‘설악산의 화가’ 김종학 화백(87)은 1979년 전위적인 실험미술과 추상화가 판치던 서울 화단을 떠나 설악산으로 들어갔다. 그림이 더 이상 ‘이념의 노예’가 돼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외설악 입구 설악동에 작업실을 차리고 40여년간 화려한 원색의 그림을 쏟아냈다. 설악산의 다양한 이미지를 마음속에 담아뒀다가 작업실에서 하나하나 꺼내 마구 짜낸 물감으로 거칠게 찍어발라 산세를 시적 미감으로 재구성했다. 계절에 따라 자유롭게 옷을 갈아입는 설악산은 그에게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자 힐링의 수단이었다.

4억5000만원부터 경매를 시작하는 김종학의 '여름 설악' .                                         사진=케이옥션 제공 


김 화백이 설악산의 여름을 차지게 잡아낸 그림을 비롯해 이중섭이 편지화, 도상봉의 정물화, 윤형근 박서보 정상화 정창섭의 단색화, 이우환의 모노크롬, 일본 아티스트 야요이 구사마 등 근현대미술을 이끈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 75점이 한꺼번에 경매에 부쳐진다. 케이옥션이 오는 24일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7월 기획 경매를 통해서다. 출품작의 총 추정가만도 64억원에 달한다.

아직 미술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만큼 국내외 화단에서 탄탄한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는 인기 작가들의 작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소장 할 수 있는 기회다.

손이천 홍보이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점차 커지면서 미술시장에도 온기가 기대된다”며 “유명 작가의 작품에 투자할 경우 쏠쏠할 감상 재미는 물론 시장 사정이 좋아지면 수익도 챙길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케이옥션은 7월 행사를 국내외 근현대 작가들의 수작을 모은 기획경매 형태로 꾸몄다.
 뭐래도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구순을 앞둔 김종학의 대표작들이다. 경매 도록의 표지를 장식한 그의 ‘여름 설악’은 현란한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가로 2.5m 크기의 대작이다. 아침 햇살에 활짝 웃는 산수유와 맨드라미, 진달래, 들국화, 나팔꽃 등을 현란한 색채로 버무렸다. 꽃무더기 속에서 나비와 벌, 새들이 소곤소곤 대화하는 것 같은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포착한게 이채롭다. 하얀 포말을 쏟아내는 폭포수 역시 설악산의 웅장한 기세를 더욱 가멸차게 한다. 거친 붓놀림으로 시공을 초월한 동화적 분위기를 자아낸 이 그림은 4억5000만원부터 경매를 시작한다. 보기만해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여름 폭포’(5500만~1억원), ‘설악’(2200~5000만원), ‘맨드라미’(1200~3000만원) 등도 함께 입찰대에 오른다.

이중섭의 1954년 작 ’물고기와 게와 아이들‘.                                            사진=케이옥션 제공


‘천재화가’ 이중섭의 편지화도 출품됐다. 가로 19.3cm, 세로 26.4cm 크기의 1954년 작 ’물고기와 게와 아이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발가벗은 두 아이와 큰 집게발의 게를 화면에 꽉 채운 작품이다.  붉은색과 초록색, 흰색 크레파스를 사용해 굵고 힘 있는 필치로 대상을 그린 후 짙은 수채 물감으로 화면 전체를 수놓았다. 그림의 왼쪽 상단에 ‘태성군’이라고 씌어있는 이 작품은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전 ‘이중섭, 백년의 신화’에 소개되기도 했다. 추정가는 1억4000만~3억5000만원이다.

국제무대에서 예술성 인정받는 K-추상아트 선구자들의 작품들도 줄줄이 경매에 오른다.

굵직한 해외 전시를 통해 작품 세계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이우환의 작품은 여섯 점이나 출품됐다. 1993년에 제작된 ‘조응’(6억9000만~9억5000만원)을 비롯해 1994년 작 ‘조응’(2억7000만~4억원), 수채화 ‘무제’(9000만~1억5000만원) 등이 눈길을 끈다.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의 100호 크기 ‘무제’가 추정가 6억5000만~8억원에 나와 있고, 박서보의 묘법 ‘No. 950503’(1800~8000만원)과 붉은 색채묘법 ‘No. 160731’(3억5000만~5억원), 정상화의 1974년 작 백색 작품‘Work’(1억3000만~4억원), 정창섭의 ‘묵고 No. 99907’ 등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새 주인을 찾는다.

김창열의 100호 크기  '회귀'                                                   시잔=케이옥션 제공


또 김창열의 100호 크기 대작 두 점도 응찰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을 예정이다. 2002년 작 ‘회귀 SH04013’은 추정가 1억~2억원에 경매에 오르고, 2014년 제작된 ‘물방울 SH201602’는 추정가 1억~2억4000만원에 입찰한다.

이 밖에 이강소, 김태호, 이건용, 전광영 이배의 작품도 출품되며, 야요이 구사마, 솔 르윗, 로비 드위 안토노, 조디 커윅, 에디 마르티네즈, 아야코 록카쿠, 로베르 꽁바스 등 해외 작가의 작품도 선보인다.

출품작들은 경매 당일인 24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작품 관람은 예약 없이 무료로 가능하다. 누구나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응찰, 전화 또는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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