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 / HD현대 제공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HD현대그룹이 조선과 전력기기, 선박 애프터마켓(AM) 시장의 호조 속에 쾌속 순항 중이다. 그룹의 재계 시총 서열이 어느새 10위에서 6위로 4계단이나 뛰었다.
HD현대는 25일 공시를 통해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34조693억원, 영업이익 1조673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2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17조5549억원, 영업이익 87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4%, 영업이익은 86.2%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본업인 조선 부문의 실적이 개선되고, 전력기기 및 선박 AMㆍ디지털 솔루션 사업의 호조세 덕분이다.
주요 사업별로 살펴보면, 조선ㆍ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이중연료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한 6조61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428.7% 증가한 3764억원을 기록,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선별 수주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생산 안정화를 통한 비용 절감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자회사 3곳 모두 견조한 실적을 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5%, 182.2% 증가한 1956억원과 175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조선 부문의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HD현대미포는 1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7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다른 계열사들도 우호적인 업황에 힘입어 실적 고공행진 중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인프라 시장 수요 확대에 따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2분기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동기보다 257.1% 증가한 2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3388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152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22.9%에 달한다. 전기차ㆍ인공지능(AI)ㆍ데이터센터 등의 성장세에 올라탄 덕분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선박 AM 사업 호조세와 디지털 솔루션 사업의 확대로 2016년 11월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9.6% 늘어난 710억원을 기록했고, 매출도 20.2% 늘어난 4379억원으로 집계됐다.
오는 30일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STX중공업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STX중공업의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엔진 정비에 대한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HD현대로보틱스도 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HD현대로보틱스는 79억원, 3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냈다.
주요 계열사들의 호실적으로 HD현대의 시가총액도 지난해말 2조원에서 현재 12조원대로 6배 이상 뛰었다.
다만, HD현대오일뱅크는 정제마진 하락과 휘발유ㆍ경유 등 경질유 제품군의 시황 악화로 2분기 영업이익은 734억원, 매출액은 7조8440억원으로 1분기보다 줄었다.
건설기계 부문은 ‘아픈 손가락’이다. 글로벌 건설 시장 침체로 신규 장비 수요가 줄어든 데다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2분기 영업이익(815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7% 줄었고, HD현대건설기계도 영업이익(586억원)이 39.3% 줄었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지연으로 하반기 수요 조정이 지속되겠지만 딜러 재고 조정 후 상반기 대비 하락폭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