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삼성SDI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chasmㆍ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오히려 기회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를 강행한다. 최근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경쟁사들과 달리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수주 활동을 통해 향후 시장 판도를 뒤바꾸겠다는 의지다.
30일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 4조4501억원, 영업이익 280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8%, 영업이익은 37.8%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4.8%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사업별로는 전지 부문에서 매출 3조8729억원, 영업이익 20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6.5%, 46.4%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5.4%를 기록했다.
중대형 전지 중 자동차 전지는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감소 등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는 신재생 발전 및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수요 증가로 전력용 SBB와 고출력 UPS용 전지 판매가 확대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소형 전지 중 원형 전지는 고객의 재고 조정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장기공급계약에 기반한 일회성 보상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파우치형 전지는 전방 수요 둔화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5772억원, 영업이익은 7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6.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2.5%였다.
편광필름은 고부가 대면적 TV용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반도체 소재는 주요 고객으로의 판매 확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는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IT용 신제품 진입 등으로 매출 감소를 최소화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이라는 경영방침 아래 향후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준비를 지속했다.
실제 삼성SDI는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고체 전지의 샘플 공급을 5개 고객사로 확대하며 전고체 전지 상용화 준비를 진행했으며, 엔트리(Entry)급 전기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자 리튬인산철(LFP) 개발 라인도 구축했다.
특히 삼성SDI가 공을 들이는 46파이(지름 46㎜) 원형 전지는 신규 고객을 확보함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1년 정도 앞당긴 2025년 초에 양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최근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로부터 1조원대 규모의 ESS 사업을 수주하는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신기술 개발과 수주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수요 둔화 극복을 위한 매출 극대화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구조 혁신 △시장 선도를 위한 미래기술 확보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하반기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예상되지만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향후 시장이 턴어라운드 되는 시점에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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