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집을 잃은 한 남성을 구조대원이 위로하고 있다. / 사진=연합 제공 |
31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케랄라주 와야나드 지역 메파티 타운 인근 언덕 마을들을 덮친 산사태로 지금까지 최소 180명이 사망했다.
산사태 직후 사망자 수는 30여명으로 파악됐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급증하는 상황이다.
희생자 대부분은 차(茶) 밭에서 일한 이들로 밭이나 주변 소형 주택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최근 집계를 인용, 196명이 부상하고 수백명이 고립된 상태라면서 98명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산사태는 피해 지역에 지난 29일과 30일 572㎜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일어났다.
산사태는 전날 오전 1시 15분께 처음 발생했으며, 더 강력한 두 번째 산사태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약 10㎢의 지역이 두꺼운 흙더미로 뒤덮였고 주택과 공공 인프라 등도 파괴됐다.
군 병력과 구조대원들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이틀째 구조·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계속되는 폭우와 약해진 지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당국은 현재 와야나드 지역에서만 주민 3천여명이 45개 구호 캠프에 분산 수용돼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번 산사태와 계속되는 폭우 등을 감안해 이날 임시 휴교령을 내렸으며 추가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케랄라주는 인도에서 홍수와 산사태에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무분별한 개발도 잦은 재해 발생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정부 집계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케랄라에서는 폭우와 산사태 등으로 약 900명이 사망했다. 2018년 대홍수 때는 주 전역에서 483명이 숨졌다.
인도에서는 보통 6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몬순 기간에 1년 강수량의 대부분이 집중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몬순 기간이 평소보다 길어지고 강도도 세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 탓에 기상 이변이 잦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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