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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작도~소이작도 연도교, 공사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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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8-04 14:00:27   폰트크기 변경      
총사업비 500억원 가까워-공사비 증액하면 예타대상

[대한경제=권혁용 기자] 인천 옹진군의 대이작도∼소이작도 연도교 건설공사는 지난해 11월 조달청을 통해 첫 입찰공고가 이뤄졌다. 12월 8일 입찰이 집행됐고 참여사가 1개사도 없어 유찰됐다.

조달청은 당초 340억원인 추정금액을 344억원으로 올리고 입찰참가자격도 완화해 올해 3월 6일 두 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최근 10년 이내 준공된 단일 교통교량으로서 경간 150m 이상이 포함된 연장 200m 이상의 시공실적 보유자’에서 ‘경간 50m 이상이 포함된 연장 100m 이상의 시공실적 보유자’로 실적제한을 낮춘 것이다.

두 번째 입찰은 성공하는 듯 했다. 4월 18일 입찰에 6개사가 참여해 적격심사 1순위사가 선정된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1순위사를 비롯해 적격업체들 모두 심사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낙찰사 선정에 실패한 것이다.

조달청은 지난 5월 세 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이전 입찰공고와 동일한 조건인 만큼 수의계약으로 가기 위한 절차나 다름없는 공고였다. 6월 25일 집행된 입찰에는 2개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도 모두 적격심사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인천 옹진군은 결국 수의계약을 추진했으나 이마저도 응하는 업체가 없어 무산됐다.

이처럼 세 번에 걸친 입찰에다 수의계약까지 무산된 원인은 박한 공사비 책정이다. 공사 실행률만 따져도 업체별로 10∼30% 손해가 불가피한데 공사수행 여건도 최악이라는 평가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인천의 항만노조가 강성이어서 자재를 해상으로 운반하는 게 쉽지 않고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양쪽에 현장사무소를 설치해야 하는 여건도 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시공사가 나서지 않아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서 옹진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사업비를 늘리면 말끔히 해결될 일이지만 늘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이작도∼소이작도 연도교 건설공사는 국비로 80%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시비와 군비로 수행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총사업비가 500억원이 넘으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아야 한다.

옹진군은 이미 감리비, 설계비, 보상비, 공사비 등을 합해 총사업비를 500억원 가까이 채웠다. 따라서 공사비를 증액하면 총사업비가 500억원을 넘기게 된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예타에서 경제적 타당성(B/C)을 인정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총사업비를 500억원 이하로 맞추려고 공사비를 빡빡하게 책정했다”면서도 “그렇다고 공사비를 올리면 예타를 통과할 수 없어 사업 자체가 무산된다”고 말했다.


권혁용 기자 hy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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