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식수 기반시설이 이스라엘군에 파괴되면서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적업무조정실(OCHA)에 따르면 가자지구 남단 도시 라파 서쪽의 저수시설이 지난달 28일 폭파됐다.
‘캐나다 저수지’로 불리던 이 저수시설은 물 3000㎥ 보유하면서 라파 주민의 식수 공급량의 35%가량을 책임졌다.
OCHA는 “최근까지도 라파에서 피란 중이던 수천명에게 물을 공급하던 저수시설이 파괴되면서 가자지구 내 식수 부족 문제는 더욱 커졌다”며 “탈수와 질병 위험 등 식수 부족이 초래하는 인도적 문제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저수시설 파괴는 대피령에 따라 피란을 갔다가 다시 라파로 돌아오려던 주민의 귀환을 방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 공병대 소속 병사가 이 시설에 폭약을 설치하는 동영상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전쟁법과 국제인도법에 어긋나는 민간 시설 파괴 행위를 자인한 영상이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 측에 저수시설 폭파에 관한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고, 이스라엘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식수 시설이 공습의 표적이 되는 경우는 빈번했다.
작년 10월 개전 초기 공습이 집중됐던 가자지구 북부는 수도관 대부분이 파손된 상태고 담수처리 시설마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 남부 중심도시 칸유니스 동쪽을 지나는 수도관은 작년 말 파손됐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등 국제기구들은 구호품에 포함된 물과, 수질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운 우물이 가자지구에 식수를 공급하는 몇 안 되는 수단이라며 식수 시설에 대한 공습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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