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지난 4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무기체계 인계인수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ㆍ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급적으로 빠른 시일내에 일체의 핵위협을 억제하고 그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보다 완비되고 보다 향상된 수준의 핵역량 태세를 구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에 대해 “몇 년 동안 집권하고 물러나는 어느 한 행정부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후손들도 대를 이어 상대하게 될 적대적 국가”라고 규정했다. 오는 11월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핵ㆍ미사일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4일 평양에서 진행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인계인수식 연설에서 “우리의 힘은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이며 우리의 강세는 영원히 한계를 부정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전했다.
그는 미사일 발사대 250대가 국경 제1선 부대에 인도됐다며, 이를 통해 압도적인 공격력과 타격력 우세로 주도권을 틀어쥐게 됐고 화력 임무공간의 다각화를 실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수한 물리적 힘 전술핵의 실용적 측면에서도 효과성을 제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인도된 무기체계는 근거리탄도미사일인(CRBM)인 ‘화성-11-라’ 발사대인 것으로 보인다. 이 발사대는 조만간 남한과의 군사분계선 일대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사대는 발사관 4개를 갖추고 있다. 김 위원장이 공언한 250대면 산술적으로 1000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의 대공망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최근 “미국 주도의 동맹 관계가 핵에 기반한 군사 블록으로 그 본질과 성격이 변화했다”며 이를 군사력 강화의 명분으로 삼았다.
그는 이날도 “대화도 대결도 우리의 선택으로 될 수 있지만, 우리가 보다 철저히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은 대결이라는 것이 30여년간의 조미(북미)관계를 통해 내린 총화”라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기념식 연설 전 발사대를 돌아보며 ‘온 나라가 큰물(홍수)피해복구를 위한 투쟁에 떨쳐나선 시기임에도 신형 무기체계 인계인수기념식을 진행’하는 것은 “국방력 강화를 어떤 환경 속에서도 정체 없이 밀고 나가려는 우리 당의 투철한 의지의 발현”이라고 밝혔다.
국방분야 성과 홍보로 내부 결속을 꾀해 최근 발생한 압록강 유역의 수해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저녁 시간대 열린 기념식에는 당ㆍ정ㆍ군 간부 등이 대거 참석했으며 김 위원장의 딸 주애도 기념식에 온 것이 사진으로 확인됐다. 북한 매체에 김주애가 포착된 건 지난 5월 14일 평양 전위거리 완공식 참석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통신은 주애의 기념식 참석 사실을 기사로 전하지는 않았다. 통상 북한 매체들은 주애의 공개 행사 참석 사실을 별도로 언급했는데 이번에는 4대 세습에 대한 주민의 부정적 반응을 의식해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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