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8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이 오는 15일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뉴라이트’ 성향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한 데 대한 항의 차원이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성진 항단연 사무총장은 “항단연과 민족문제연구소가 함께 15일 서울 용산 효창공원에서 광복절 행사를 열려고 한다”며 “야당에도 참가를 제안하고 있으며, 광복회 등 다른 단체들에도 함께하자고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 사무총장은 “김형석 관장이 사퇴하기 전까지는 3ㆍ1절이나 순국선열의 날 등에 열리는 다른 정부 기념행사도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단연은 오는 14일 윤 대통령 초청으로 열리는 독립운동가 후손 오찬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앞에서 김 관장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항단연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김형석은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을 부인하고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라 찬양하는 전형적인 ‘뉴라이트 인사’”라며 “이념과 정체성에 맞지도 않는 독립기념관장직을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 아름다운 선택”이라고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항단연에 속하지 않은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인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측에서도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 불참을 검토중이다.
광복회 역시 김 관장 임명에 반발해 광복절 기념식과 윤 대통령 초청 오찬 행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 10일 광복회 학술원 청년헤리티지아카데미 특강에서 김 관장 논란과 관련해 “‘이런 상태로 광복절 행사에 나갈 수가 없다. 정부가 근본적으로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공식적인 광복절 행사에 안 나가겠다’고 (대통령실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을 대표하는 광복회장이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는 건 1965년 광복회가 설립된 이래 처음이다. 이 회장은 광복절 전날인 14일 윤 대통령이 주최하는 독립운동가 후손ㆍ독립유공단체 초청 오찬에도 불참할 방침이다.
야권에서도 김 관장 임명에 반발해 공세를 펴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김 관장 취임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독립기념관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으며, 광복절 기념식 보이콧도 검토하고 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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