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래 최고… 삼성중공업 112% 달해
생산량도 전년보다 26.5% 증가
노조 리스크 따른 생산차질 변수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호황을 맞은 국내 조선사들이 선박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년치 이상 쌓아둔 일감을 수익으로 실현하기 위해 적기 납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ㆍ한화오션) 업체가 공개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빅3 조선사들의 사업장 평균 가동률은 정상조업도를 웃도는 105.2%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내 최고치다. 전년 동기(92.6%) 대비 12.6% 상승한 규모다.
조선 3사의 선박 실제생산량도 5621만6000M/H(맨아워)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4445만6000M/H과 비교해 26.5% 증가한 수준이다. M/H는 한 사람이 1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작업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제조업에서 생산성을 나타낼 때 활용된다.
사업장이 가장 분주했던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의 평균 가동률은 112%로, 전년 동기 89%에 비해 23%가량 높아졌다.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계열사 3곳의 평균 가동률은 104.5%를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의 사업장 평균가동률은 93.9%로 생산가능량에 미치지 못했지만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에서 각각 118.2%, 101.4%의 가동률을 보이며 전체 생산량을 끌어올렸다.
한화오션의 평균 가동률도 지난해 상반기 96.8%에서 올 상반기 100.7%로 정상조업도 이상의 생산 증대를 이뤄냈다.
조선사들이 생산량을 대폭 끌어올리는 배경은 최근 수주 물량이 크게 증가하며 배를 건조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인 도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늘어난 데다 신조선 선가 역시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상황이 맞물렸다.
업계 관계자는 “배를 빨리 만들어내고 새로운 일감을 수주할수록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라며 “대부분의 조선사가 완성된 선박을 인도하는 시점에 건조 대금의 대부분을 받는 ‘헤비테일’ 계약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출이 인식되기 위해선 적기 납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호황 시점에서 ‘노조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우려 사안으로 꼽힌다. 주요 조선사 노조 단체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오는 28일 동반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엔 현대중공업ㆍHD현대미포ㆍHD현대삼호ㆍ삼성중공업ㆍ한화오션ㆍ케이조선ㆍHSG성동조선 등이 국내 중대형 조선사들이 소속돼 있다.
업계는 생산 차질 등을 포함한 손실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파업 여파로 적기 납품에 차질이 발생할 때에는 발주처에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데다 향후 수주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조선사 한 관계자는 “모처럼 찾아온 호황을 유지하려면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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