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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공습’에 출혈경쟁 불가피…수출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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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8-21 11:00:58   폰트크기 변경      
中 공급과잉 러시…국내기업 영향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중국의 ‘전기차ㆍ배터리ㆍ태양광’ 등 3대 신산업 분야 공급과잉 문제는 세계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관건은 중국 기업들이 철강ㆍ화학 등 전통산업뿐 아니라 3대 신산업 분야에서 최대 생산능력을 유지할 것으로 계획하면서 향후 공급과잉 문제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에 있다.

한국 기업 역시 이러한 중국발 과잉공급 여파에 휩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954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역대 최대 월 생산량인 117만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간 판매량은 841만대에 그치며 113만대의 초과공급이 발생했다.

이와 맞물려 중국의 전기차 수출량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20년 22만대 수준이던 수출량은 연평균 75% 성장하며 지난해 120만대로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2022년에 종료됨에 따라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보조금 혜택이 남아있는 국가에 공장 건설을 착수하는 한편 수출을 통해 자국 전기차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가격 인하 경쟁에 불이 붙었고, 국내 기업들 역시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

배터리 생산 규모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전 세계 수요를 충족하고도 중형 전기차 156만대의 배터리가 남았다.

이러한 공급과잉은 배터리 가격 하락뿐 아니라 재고 압박,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다.

악순환의 고리는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의 경영에도 악재가 됐다.

태양광 시장 역시 과잉 공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중국의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1405GW에 달한다.

반면 중국과 글로벌 태양광 패널 설치량은 각각 255GW와 511GW에 불과해 공급과잉은 불가피한 상태다.

이미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에서는 단가 하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태양광 모듈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3월부터 가파른 가격 하락세를 보이며 불과 1년 만에 가격이 7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산업에서도 공급과잉 역시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으로서 전 세계 생산량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철강 순수출은 약 341억달러에 달해 전고점에 근접했으며, 자국 부동산 경기 침체에 의한 철강 수요 위축으로 잉여 생산분을 수출 확대를 통해 밀어내고 있다.

화학제품 중간재의 기초유분인 에틸렌 생산능력은 2018년부터 공급과잉인 상황이지만, 중국 기업의 설비가동률이 80%를 상회해 공급과잉 해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과거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에 232조원과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한 사례가 있어 중국발 공급과잉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신산업을 대상으로 해당 조치를 발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산업 보호조치를 취할 경우 글로벌 무역환경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대중 무역 조치 가운데 하나인 대중 통상법 301조를 통해 대중국 제재에 나선 상태다.

이러한 조치가 중국뿐 아니라 한국 수출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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