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술계의 시선이 K-아트로 집중되는 서울 아트위크 기간(9월2일~8일)을 앞두고 서울옥션의 강남센터 가 다채로운 미술 컨텐츠로 가득 채워진다. 서울옥션이 올해 처음 기획한 패키지 전시회 ‘2024 커넥트 서울(Connect Seoul)’을 통해서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번 행사에는 일본 작가 요시토모 나라의 개인전(24일~9월13일)을 비롯해 도예가 박영숙과 단색화 거장 이우환의 2인전(8월24일~9월12일), 9월 메이저경매 프리뷰(24~9월10일), 미디어 아트 그룹전(24일~9월10일) 등 다채로운 전시와 이벤트가 열린다.
초가을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 · 연인과 함께 그림을 보고 즐기고 투자도 하는 '미술 홀릭'에 빠져보면 어떨까. 미술품 값이 최근 1~2년 동안 30% 정도 하락한 데다 500여점의 작품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컬렉터들에겐 풍성한 '눈요기'를 할 수 있는 기회다.
무엇보다도 인터넷과 블로그를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아티스트 요시모토 나라의 개인전이 눈길을 끈다. 나라는 일본 신세대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하드 보일드, 하드럭'의 표지와 삽화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작은별 통신'이라는 자전적 삽화산문집을 내기도 했다. 올해 66세로 대중문화를 성공적으로 수용한 일본 네오팝 세대의 대표작가로 통한다.
요시모토 나라의 작품. 사진=서울옥션제공 |
전시회 제목을 자신의 이름을 딴 'Yoshitomo Nara'으로 붙이고 다음달 13일까지 계속될 이번 개인전에는 회화, 조각, 드로잉, 사진에 이르기까지 총 30여점이 출품된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역시 귀엽고 한없이 순진무구할 것 같은 어린 꼬마의 표정이다. 반항적이고 때로는 사악한 표정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에 감춰진 두려움과 고독감, 반항심, 잔인함을 시각화했다. 어쩌면 작가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포커페이스로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속내를 가볍게 건드린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청소년기부터 몰입해온 저항과 자유, 죽음에 대한 찬미 등을 노래하는 로큰롤에서 강한 영향을 받은 나라의 작업은 순수미술 형식과 대중문화의 정서를 결합한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며 음울하고 스산산 고딕적 경향마저 띠고 있다.
커다란 녹색 눈을 가진 아이의 모습을 그린 작품 등에서는 앙증맞은 만화 캐릭터나 에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다.
지하 1층으로 발길을 옮기면 도예가 박영숙과 단색화 거장 이우환의 2인전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 제목을 ‘마음챙김(Mindfulness)’로 붙였다. 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적인 태도로 자각하라는 뜻에서다. 전시장에는 박영숙의 백자, 이우환의 회화은 물론 두 작가의 협업 작품 등 총 40여점이 벌써 자리를 잡고 있다. 40여년간 교류와 협업을 이어온 두 작가가 전통을 혁신적으로 재해석한 실험의 결과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영숙이 제작한 대형 접시와 달항아리를 비롯한 도자기는 이우환의 대표적인 미니멀리스트 스타일인 직선과 곡선을 재구성한다. 지름 1m, 높이 60cm가 넘는 거대한 사이즈의 박영숙 도자기는 이우환의 즉흥성, 매혹적인 붓놀림과 조화를 이루며 세련된 우아함과 장인정신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도자와 회화의 실험적인 결합 과정 및 성과가 담길 예정이다. 두 작가가 추구하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울옥션이 다음달 10일 개최하는 가을 메이저 경매 ’컴템포러리 아트 세일‘에 출품되는 미술품 프리뷰 전시도 백미로 꼽힌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과 김환기, 이우환, 정상화, 박서보 등 국내 유명화가들은 물론 개성 넘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총망라됐다. 세계적인 ’큰손‘컬렉터들이 서울을 찾는 시기인 만큼 서울옥션은 고유의 색채와 기법을 자랑하는 국내 거장의 매력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재단과 갤러리가 주관하는 전시도 볼거리를 더한다. 전시장 내외부 공간을 활용경매에는 미술시장을 선도하는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 그리고 홍콩을 대표하는 K11 아트재단은 LG OLED와 함께 달을 테마로 한 스크린 미디어 아트 전시 ’Lunar Water‘를 개최한다. 다음달 3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에는 에이스트릭트(A’strict), 쳉 란(Cheng Ran), 타일러 홉스(Tyler Hobbs) 등 미디어 아트 작가들의 명작들을 감상 할 수 있다. 또,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 참가하는 갤러리 레정뤼미뉘르는 강남센터 1층 더 컨시어지 부스에서 앤틱 보석 등을 볼 수 있는 ‘유럽헤리티지(European Heritage)’전을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마련한다.
한편, 서울옥션은 강남센터를 찾는 미술 애호가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이벤트도 제공된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와 프리즈가 개막하는 다음달 4일~6일 코엑스와 서울옥션 강남센터를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뿐만 아니라, 주류 기업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다양한 주류를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강남센터 1층에서 연다.
‘커넥트 서울’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된다. 단, 청담동 일대 갤러리들이 야간까지 문을 여는 다음달 5일 ‘청담 나잇’ 당일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된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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