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민연금공단

[대한경제=김진솔 기자]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SK E&S 흡수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 탓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이하 수책위)는 22일 제10차 회의를 열고,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반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SK는 지난달 17일 이사회에서 에너지 산업 벨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계약은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며, 참석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와 총 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의 승인을 얻지 못할 경우 무산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지분율 36.22%) 다음으로 지분율이 높은(6.21%) 2대 주주다.

문제는 SK E&S 1주당 SK이노베이션 1.19주를 주는 합병비율(1대 1.1917417)이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의 가치를 자산이 아닌 시가로 적용했는데, 현 주가가 저평가 상태여서다.

수책위는 반대 이유에 대해 “SK(그룹) 전체가 아니라 주주로서 우리가 투자한 SK이노베이션의 주식 가치가 어떻게 되는가를 보았고, 합병 비율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인 측면에서 주주 가치 훼손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 범위에서 (합병가액) 할증도 가능한데 그런 면에서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상장법인은 시가로 평가하더라도 계열사 간 합병의 경우 10%의 범위 안에서 합병가액을 할증 또는 할인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이날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재심의를 요구하는 논평을 냈다. 일반주주 배려 없이 지배주주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 자산을 분할했다 붙였다 하니 의사 결정 메커니즘이 건전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진솔 기자 real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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