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입체파 거장 파블로 피카소를 비롯해 니콜라스 파티, 루이스 부르주아, 에이버리 싱어, 윌리엄 터너, 데미안 허스트, 토마스 사라세노, 이우환, 정상화, 김창열, 박서보, 이숙자, 윤병락 등의 작품 1만5000여 점을 전시하는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가 열린다.
◆미술품 1만 5000여점 전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4일 개막해 8일까지 펼쳐지는 한국 키아프(KIAF)와 영국 프리즈(Frieze Art fair)의 통합 아트페어다. 한국화랑협회(회장 황달성)와 프리즈 서울이 세 번째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 미국 일본 등 30개국, 207개 화랑이 참여해 국내외 작가 2000여명의 작품 1만5000여점을 전시 · 판매한다. 국내 화랑은 132곳이며, 일본(16곳), 대만(6곳), 미국(12곳)의 유수 갤러리도 서울에 입성한다.
키아프-프리즈 아트페어는 세계적인 미술품 견본 시장으로 국제 시장의 거래 지표를 형성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작년에는 기업인과 아트 컬렉터, 아트딜러, 작가, 미술품 애호가 등 8만여 명이 다녀갔다. 매출액도 6000억 원대를 넘겼다. 올해는 엔데믹 1년이 지난 만큼 미국 유럽 아시아 ‘큰손’ 컬렉터들까지 대거 방문할 예정이어서 첫날부터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이 뜨거울 전망이다.
올해로 23년째를 맞는 키아프는 한국,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65개 화랑이 참가해 열띤 작품 판매경쟁에 벌일 예정이다. 전시장은 메인 섹션인 '갤러리즈'(GALLERIES)와 작가별 개인전 '솔로'(SOLO), 신생 갤러리를 소개하는 '플러스'(PLUS) 등 3개의 섹터로 나눠 구성했다.
국내외 화랑들은 부스별로 대가의 수십억원대 작품부터 신진의 독창적인 영상설치, 조각, 사진까지 총 1만여점의 작품을 풀어놓는다. 갤러리 현대는 미국 팝아트의 거장 케니 샤프와 아르헨티나 출신 예술가 토마스 사라세노, 단색화의 대가 정상화와 김기린, 물방울 작가 김창열, 사진작가 이명호 등 국내외 유명미술가 20여명의 작품을 내건다.
청작화랑이 키아프아트페어에 출품할 이숙자의 '황맥벌판' 사진=청작화랑 제공 |
창작화랑은 청각장애를 딛고 한국미술계에 커다란 족적과 영향을 남긴 김기창의 부인 박래현의 유작, 보리밭 화가로 잘 알려진 이숙자. 현대조각의 대가 김영원. 김경자. 박은숙. 신재환의 작품을 한자리에 배치한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OKNP는 아티스트 김지아나를 비롯해 안상수, 하태임, 황혜선, 오희원, 박성옥 등 한국 화단을 빛낸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학고재화랑은 ‘제주의 화가’ 강요배를 비롯해 김선두, 장승택, 김후, 엄정순,김 영헌 등 국내 작가 15명의 최근작으로 부스를 가득 채운다.
또 노화랑은 극사실주의 50대 스타 작가 윤병락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운다. 예화랑은 세오 작품 뿐만아니라 박현주, 윤종주 이상수 이환권의 근작들을 들고 나온다. PKM갤러리는 작품성과 시장성을 고루 갖춘 단색화가 윤형근ㆍ유영국 작품으로 부스를 특화했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지난해보다 행사장 공간은 넓혔지만 심사를 까다롭게 해 참가 갤러리 수를 줄였다”면서 "해외 갤러리의 참가 신청도 지난해보다 많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알짜 이벤트 놓치지 마세요
알짜 이벤트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특별전으로 이승아 큐레이터가 기획한 '키아프 온사이트'가 눈길을 끈다. '보이지 않는 전환점'을 주제로 하는 특별전에는 양민하, 최원정, 진앤박, 캇 오스틴, 윈슬로 포터 등 국내외 작가 7명이 참여해 미디어 아트와 설치, 퍼포먼스 등 작품을 선보인다. 국제갤러리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을, 리안갤러리는 김택상을 내보인다. 학고재는 지근욱과 박광수 등 신진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조현화랑은 안지산의 작품을 출품한다. 해외 갤러리로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알바란 부르다 갤러리가 덴마크 작가그룹 슈퍼플렉스 작품을 소개한다.
키아프 서울은 개막일인 4일 주목할만한 신진 작가를 조명하는 '키아프 하이라이트 어워드' 에 최종 후보 작가 세명을 선정해 각 1000만원의 창작 지원금을 수여한다.
VIP 고객을 위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한다. 이와함께 VIP 고객 서비스도 강화해 김윤신 등 작가 스튜디오 방문, 구하우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프라이빗 투어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행사장 밖에서 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놓칠 수 없다. 서울 갤러리 밀집 지역인 삼청동과 한남동, 청담동에서는 아트페어 기간에 맞춰 늦은 밤까지 하랑들이 문을 연다. 이달 3일 '한남 나이트'에는 리움미술관, 4일 '삼청 나이트'에는 아트선재센터, 5일 '청담 나이트'에는 송은 등 미술관들도 참여한다. 또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는 이달 22일까지 조현화랑을 포함해 10개 갤러리가 70여개 작품을 전시하는 키아프 외부 전시가 열린다.
글로벌 미술계 인사들과 국내 미술계 인사들이 코엑스 2층 스튜디오 159엣 진행하는 토크 프로그램(5∼7일)도 백미로 꼽힌다. 클라라 킴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수석큐레이터, 최빛나 2025 하와이 트리엔날레 큐레이터 등이 참석해 글로벌 현대미술의 경향을 들려준다. 토크 프로그램은 아트페어 입장권이 없어도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프리즈 서울 세계 유수 화랑 대거 참가
키아프와 공동 개최 형식으로 열리는 '재3회 프리즈 서울'은 4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며 미국 유럽 등 30개국 화랑 110여곳이 동참한다. 메인 섹션에는 가고시안과 하우저앤드워스, 리슨 갤러리, 페이스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스푸르스 마거스, 화이트큐브, 데이비드 즈워너 등 세계적인 화랑 80곳이 부스를 마련하고 판매전에 돌입한다. 국내 갤러리 중에서는 아라리오갤러리, 갤러리현대, 조현화랑, 국제갤러리, PKM 갤러리, 갤러리 바톤 등이 참가해 해외 화랑과 판매경쟁을 벌인다.
세계 정상급 갤러리들은 월드스타들의 작품을 대거 들여와 큰손 컬렉터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스위스와 영국에 기반을 둔 다국적 메이저 화랑 하우저앤워스는 ‘파스텔화 마법사’로 불리는 스위스 화가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을 ‘얼굴 상품’으로 내건다. 하우저앤워스는 또 루이스 부르주아의 조각 작품, 에이버리 싱어, 리타 아커맨 등 대형 신작도 라인업한다.
가고시안은 서울에서 개인전을 여는 데릭 애덤스를 비롯해 마우리치오 카텔란, 백남준 등의 작품을 내세운다. 페이스 갤러리는 이우환의 1980년대 회화 작품, 리만머핀은 김윤신, 이불, 서도호, 성능경 등 한국 작가 4명 작품을 들고나온다. 국제갤러리는 하종현, 권영우, 박서보 등 단색화 작가와 강서경, 이광호, 양혜규 작품을 출품한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페미니스트 사진작가 박영숙을 조명한다.
프리즈서울 역시 특별전을 통해 컬렉터들에게 볼거리와 흥미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미술품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주요 걸작을 소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은 아시아 갤러리들에 초점을 맞췄다. 우손 갤러리는 여성작가 이명미의 개인전을, 학고재는 변월룡, 정창섭, 김환기, 이준, 백남준, 박영하, 류경채 등 한국 작가 7명을 집중해 소개한다. 프랑스 갤러리 미테랑은 니키 드 생팔의 1960년대 조각 작품을, 레정뤼미니르는 중세 필사본과 보석류를 전시한다.
또 퍼포먼스 기반의 예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프리즈 라이브'(Frieze Live) 프로그램이 올해 처음 선보일 예정이어서 눈에 띤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프리즈 서울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서울이 아시아에서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인 아트시티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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