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6개월 연속 85%를 넘긴 가운데 지난달 서울은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ㆍ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 지지옥션이 9일 내놓은 ‘2024년 8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의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을 뜻하는 낙찰가율은 평균 86.2%로 집계됐다. 전달(87.3%) 대비 낮아지긴 했지만 낙찰가율이 6개월째 85%를 웃돌았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168건으로 전달보다 164건 줄었지만 두 달째 월 3000건을 넘겼다. 낙찰률도 전달보다 5.6%p 상승한 42.8%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6.4명으로 1.5명 줄었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지표. /사진:지지옥션 제공 |
지역별로 보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96건으로 전달보다 20건 늘었고, 낙찰률은 47.3%로 0.6%p 올랐다. 특히 서울 낙찰가율은 95.5%로 1.8%p 높아지며 2022년 7월(96.6%)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노원구 등 외곽 지역에선 고가 낙찰이 속출하면서 감정가(100%)를 넘겨 낙찰된 아파트가 서울 전체 낙찰 건수(140건)의 약 30.7%(43건)를 차지했다. 매매 시장 실거래가격과 매도 호가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지옥션은 진단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7명으로 0.8명 줄었다.
경기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43.3%로 전달보다 8%p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90.2%로 0.7%p 높아졌다. 경기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이 90% 선을 넘은 건 2022년 7월(92.6%) 이후 처음이다. 평균 응찰자 수는 10.5명으로 전달보다 1.3명이 감소했지만 두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을 유지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남양주와 시흥 등 수도권 외곽 지역 위주로 신건이 급증하면서 낙찰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42.5%로 전달보다 9.6%p 상승했다.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40%대를 회복했다. 전세 사기 여파로 경매 진행 건수가 가장 많은 미추홀구 내 아파트가 저가에 다소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반등했다. 실제 낙찰가율도 전달 대비 0.9%p 내린 80.8%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8명으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일부 지방 아파트는 큰 폭 하락해 극심한 지역 격차를 나타냈다.
먼저 지방 5대 광역시에선 대전과 대구만 아파트 낙찰가율이 올랐다. 대전은 전달보다 1.8%p 상승한 83.8%를, 대구는 같은 기간 0.7%p 오른 82.9%를 기록했다. 반면 울산(81.7%)은 4.1%p 하락했고 광주(84.2%)는 10.2%p나 떨어졌다. 부산(73.7%)은 4.7%p 내려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지방 8개 도에선 충남(87%), 경북(83.1%), 전남(85.9%)이 상승한 가운데 전북(88.4%)이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보였다. 반면 충북(82.4)과 경남(76%)이 하락했고, 강원(71.7%)과 세종(77.2%)도 내리며 올해 최저치를 나타냈다. 제주(69.5%)는 2020년 7월(63.5%) 이후 4년 1개월 만에 최저점으로 내려갔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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