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미술장터 키아프서울과 프리즈 서울가 지난 8일 나흘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미술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키아프서울과 프리즈 서울에 따르면 올해도 8만20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약 600억원대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 아시아 최대 그림정터' 키아프-프리즈 서울을 찾은 관람객들이 일본 인기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안윤수 기자 |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올해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가 아트페어 기간에 맞물려 열리면서 컬렉터(미술품 수집가)뿐 아니라 해외 미술관 등 미술기관 대표와 큐레이터 등 미술계 인사들의 방한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세계 유수 미술관의 관계자들 수백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프랑스 퐁피두 센터를 비롯해 미국 디아 아트 파운데이션, 구겐하임 아부다비, 홍콩 K11, LA카운티미술관(LACMA), 루브르 아부다비, 홍콩 엠플러스(M+) 뮤지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 일본 모리 미술관, 미국 뉴뮤지엄, 영국 서펀타인 갤러리, 미국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네덜란드 스테델릭 미술관, 영국 테이트 모던 등 관장은 물론 전시 기획자와 아트디렉터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는 무엇보다도 신선하고, 다양한 작품들에 매기가 일었다. 컬렉터들은 수 십억원대 작가들의 작품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 화랑들이 내놓은 국내외 미술가들의 중ㆍ저가 작품들에도 아트쇼핑객들이 몰렸다.
스위스 메이저 화랑 하우저앤워스는 호암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을 33억5000만원에 팔아 단연 주목을 받았다. 독일계 갤러리인 스푸르스 마거스는 조지 콘도의 ‘자화상’을 약 26억원에 아시아의 개인 컬렉터에게 넘겼다. 페이스 갤러리에서는 이우환의 회화를 16억원,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는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를 첫날 14억8000만원에 각각 판매했다.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아니카 이의 조각 작품도 2억6000만원에 여러 점이 새 주인을 찾아갔다.
한국 갤러리 중에서는 PKM 갤러리가 첫날 유영국의 회화를 약 20억원에 판매한 것을 비롯해 전준호의 개인전 형식으로 부스를 꾸민 갤러리 현대는 전준호 작품 7점을 판매했다. 노화랑은 ‘사과작가’ 윤병락의 작품을 여러 점 팔아 눈길을 끌었다. 국제갤러리의 양혜규, 문성식, 이희준 등의 작품에도 미술애호가들의 ‘입질’이 이어졌다. 조현화랑에서는 이배 작품 10점을 약 7천500만원)에 판매된 것을 비롯해 박서보, 권대섭, 이광호 등의 작품도 미술애호들의 구입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노화랑 부스에 걸린 윤병락의 '가을 향기' 사진=김하나 기자 |
우수한 연출력을 선보인 갤러리 부스에 주는 ‘프리즈 서울 스탠드 프라이즈’는 베트남의 갤러리 퀸이 받았다. 퀸 갤러리는 베트남계 미국 작가 투안 앤드루 응우옌의 개인전 형태로 부스를 운영했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올해 프리즈 서울은 전세계 예술 달력에서 중요한 행사로 그 입지를 더욱 확고히 굳혔다"면서 “광주·부산비엔날레 개최와 맞물려 한국미술의 깊이와 다양성을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자평했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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