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서 열린 스탠다드에너지 기자간담회에서 이동영 CTO가 바나듐이온배터리 드릴 관통 시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스탠다드에너지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 배터리 셀을 드릴로 뚫었지만, 폭발이나 열폭주 전이 등 어떠한 이상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배터리는 물리적인 충격에 취약하다’는 기존 상식을 완전히 깬 결과가 나온 셈이다. 1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스탠다드에너지의 ‘바나듐이온배터리(Vanadium Ion Battery, 이하 VIB)’ 관통 시연 모습이다.
배터리 전문 기업 스탠다드에너지가 화재 안전성이 뛰어난 VIB를 앞세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향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진출한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이날 시연 기자간담회에서 “Al 데이터센터 등과 같이 절대적인 화재 안전성이 요구되면서 급속한 충방전 성능이 필요한 ESS 분야는 VIB만이 가능한 시장”이라며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3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스탠다드에너지가 8년여 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세계 최초로 개발한 VIB는 에너지 저장에 가장 특화된 원소인 바나듐과 발화 위험이 전혀 없는 수계 전해액을 원자재로 사용한 차세대 배터리다. 특히 97% 이상의 높은 에너지효율을 바탕으로 기존의 이차전지 대비 고출력으로 사용이 가능해 ESS에 최적화된 배터리로 꼽힌다.
김 대표는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가운데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시간당 3번 이상 충방전할 수 있는 배터리는 VIB가 유일하다”며 “AI데이터센터 등 IT 인프라 시설뿐만 아니라 도시전철의 회생제동, 전기차 급속충전기 및 건물 내 설치하는 ESS 등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탠다드에너지는 VIB 사업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생산 확대 계획을 추진 중이다. 2025년 1분기까지 MWh급 양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경우 생산량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김기현 스탠다드에너지 사업본부장은 “현재 생산량 규모로는 문의를 하시는 회사들의 물량을 충족하기 어려워 내년 이후로 공급 시기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양산시설이 구축되면 내년 중반 이후에는 원활한 VIB 공급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세대 VIB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부기 대표는 “VIB는 ESS에 가장 최적화된 배터리로, 리튬계열 배터리가 모바일용 시장에서 가졌던 경쟁우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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