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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진솔 기자] “바겐세일이죠. 좋은 투자처에 싸게 들어갈 수 있는걸요.”
오는 17~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부동산 가격 상승에 앞서 투자기회를 포착한 국내 상장리츠들이 외형성장에 나섰다.
다만 오너일가 중심 또는 소액주주가 소외된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공개매수, 포괄적 주식교환 등에 시달린 투자자들의 의심에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리츠 전문가들은 할인된 유상증자 발행가액에 더욱 낮아진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FN리츠는 지난 9~10일 진행한 구주주 대상 유증 청약에서 청약률 106.99%를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이번 유증은 경기 분당 소재 삼성화재 판교사옥을 사들여 배당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이뤄졌다.
앞서 삼성FN리츠는 지난 8월 2일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 확정 공시 이후 주가가 7월 30일 장중 5123원에서 8월 8일 4695원으로 8.35%나 급락했다.
유증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 그리고 배당수익 저하 우려가 작용했다. 특히 삼성생명을 대주주로 둔 스폰서리츠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의심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리츠가 적용받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둘 이상의 감정평가액 중 낮은 금액 이하로 매입한다는 조건, 예상 배당금 가이던스 등을 발표하고, 자산가치를 향상하기 위한 자체 브랜드 ‘FN플레이스’를 개발 등을 통해 우려를 불식했다.
실제로 리츠는 부투법에 따라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설득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병윤 리츠협회장 역시 “리츠가 유증만 하면 주가가 떨어지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일반회사는 주식수만 늘어나지만 리츠는 실물(신규 투자자산)이 있다”며 “우량자산에 대한 투자이고, 리츠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그 돈을 다 배당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와 이지스밸류리츠를 운용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도 “리츠의 유상증자란 상장 후 경쟁력을 갖추고 꾸준히 성장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국내 리츠가 외형을 키우려면 유상증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좋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야 하고, 여기에는 주주 친화적인 행보가 필수적”이라며 “악재로 인식되지 않도록 리츠가 이 자산을 편입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고, 그로 인해 어떤 긍정적인 효과와 미래 가치 향상이 예상되는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최근 K-리츠들의 유증 릴레이 첫 주자로 불리는 삼성FN리츠가 성공적인 청약 결과를 받음으로써 청약을 앞둔 △롯데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신한알파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IR도 주목받는다.
김진솔 기자 real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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