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Tour &]우리 가락과 와인을 즐기는 열차를 아시나요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10-01 14:27:32   폰트크기 변경      

코레일에서 운영중인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사진:이재현 기자)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다”

우리 국악의 추임새 소리에 모두 와인이 가득찬 잔을 들고 건배를 한다. ‘열두달이 다 좋아’, ‘새타령’, ‘ 쾌지나 칭칭 나네’ 등 신명나는 판소리와 국악에 금새 분위기는 무르익어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이러한 모습이 펼쳐지는 곳은 식당도 공연장도 아니다. 다름 아닌 열차 객실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소멸위기를 겪는 지역의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2가지 관광전용열차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우리 가락과 와인이 접목된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는 충청북도 영동군의 대표 상품과 접목시킨 아이템이다.

와인을 마시며 가락과 풍경을 동시에 즐기다

국내 유일의 포도ㆍ와인산업 특구로 영동군은 대한민국 와인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와인1번지’이다. 또 영동군 조선 전기의 아악(雅樂)을 정리한 난계 박연이 태어난 곳으로 ‘국악의 고장’이다.

영동군은 한때 충북 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를 자랑했다. 젋은 층의 이탈과 고령화, 초저출산이 겹치며 2014년 5만명대이던 영동군의 인구는 4만명대로 줄었다. 지역소멸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당면한 과제가 됐다.

이런 영동군이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소멸 위기를 겪는 지역에 관광객을 유입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시작된 코레일의 국악와인열차가 운행되면서다.


소리꾼 최한이 씨가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내부는 물론 외부도 일반 열차와는 모습이 다르다. 열차 외부는 포도와 와인을 상징하는 보라색과 자주색으로 꾸며졌으며 그 위에 포도넝쿨, 징, 해금, 태평소, 북 등 국악기가 그려졌다.


내부는 2명에서 최대 4명이 마주볼수 있도록 자리가 배치됐다. 좌석 가운데 놓인 테이블에는 영동군에서 생산된 와인과 간식거리가 마련돼 있다.

객실에는 공연을 위한 무대도 마련돼 있다. 서울역에서 영동역까지 2시간 50분 가량 경부선 선로로 운행하면서 객실 내에서 판소리와 국악공연이 이어진다.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 내부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국악와인열차는 공연이 펼쳐지는 이벤트칸 외에도 동승자들과 조용히 와인을 즐기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열차 내 ‘바(Bar)’ 형태의 객실과 일반 객실도 있다.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의 입소문이 퍼지자 영동을 방문하는 승객도 늘어나고 있다. 총 7량(객실 6량)으로 주 2~3회 운행하는 이 열차는 2022년 2만4536명, 지난해에는 4만1288명이 탑승했다.

프랑스 ‘아니죠’ 영동군 ‘맞습니다’

국악와인열차의 종착지인 영동군은 국내 유일의 포도ㆍ와인산업 특구다. 영동은 총 34개의 와이너리를 보유한 국내 유명 와인 생산지로도 손꼽힌다. 이 중 ‘와인코리아’는 지난 1996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기업형 와이너리로 양조시설과 식당 등이 있다. 국악와인열차를 타고 점심을 하며 와인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농가형 와이너리 중에서는 ‘컨츄리와이너리’도 유명하다. 1965년 포도 재배를 시작한 이후 3대째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되는 이곳은 포도 재배에서 와인생산까지 이뤄진다. 연간 생산하는 와인이 4만5000병에 달한다.

컨츄리와이너리는 2014년 포도를 원료로 한 와인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술 품질 인증 국가 지정’을 획득했다. 이전까지는 모두 전통주만이 국가지정을 받았다.


와인코리아 내부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컨츄리와이너리 전경(사진:이재현 기자)


김덕현 대표는 “1대 김문환 할아버님께서 일제강점기에 ‘미크로네시아’라는 서태평양의 한 섬으로 강제징용을 가게 됐는 데 그 섬에서 연합군 포로수용소에 포로로 잡혀 있던 스페인 병사들과 친하게 지내며 포도와 와인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할아버지가 해방 후 고향 영동으로 돌아와 포도나무를 심기 시작한 때가 1965년”이라고 말했다.

컨츄리와이너리는 발표, 숙성, 살균 및 포장실 등을 견학할 수 있수 있으며, 2층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는 직접 수확한 캠벨포도와 산머루로 만든 와인 4종을 시음할 수 있다.

아이들은 뛰놀고 어른들은 힐링하고

지난 2018년 개장한 ‘레인보우 힐링타운’내에 위치한 힐링센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소망과 영동의 자연과 함께 온전히 하루를 쉴수있는 공간을 위해 탄생했다.


레인보우 힐링센터(사진:이재현 기자)


지상 3층~지하 1층, 연면적 4041㎡에 달하는 레인보우 힐링센터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수 있는 놀이 공간, 족욕을 할 수 있는 풋스파,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명상의 연못, 일라이트ㆍ편백ㆍ참숯ㆍ구름방 등으로 구성된 찜질공간도 있다.

특히 전 세계 매장량 90%가 영동군에 매장돼 있는 일라이트 광물은 납, 카드뮴, 비소, 수은 등과 같은 중금속 흡착률이 뛰어나고 원적외선 방사 및 오염된 수질과 토양을 정화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레인보우 힐링센터에 마련된 족욕장(사진:이재현 기자)


따스한 햇볕과 바람, 경치를 즐기며 온전히 쉼을 즐길 수 있는 힐링센터는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13곳의 웰니스 관광지에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레인보우 힐링타운에 위치한 길이 420m의 ‘와인터널’도 관광명소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와인터널은 사시사철 내부 온도가 20도 안팎을 유지해 에어컨이 따로 필요가 없다.

어른 5000원, 어린이 1000원의 입장료를 내면 총길이 420m의 터널 안에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14개로 이뤄진 테마관을 체험할 수 있다.


와인터널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포도향이 물씬 풍기는 게이트를 지나면 고대부터 시작된 와인의 역사를 한눈에 볼수 있는 문화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계 와인과 영동 와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테마관과 수천병의 와인과 거대한 오크통이 눈길을 사로잡는 저장고도 만나볼 수 있다.

관광 후 출출함을 느낀다면 와인터널 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함께 간단한 음식을 즐기는 것도 좋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과 설날, 추석은 휴무일이다. 여유롭게 내부를 둘러보는데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재현 기자 ljh@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경제부
이재현 기자
ljh@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