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22년 11월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한중 외교수장이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을 추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8일(현지 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약 45분간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11월 APEC 정상회의 등 올해 하반기 다자회의에서 고위급 교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특히 왕 부장은 내년 한국의 APEC 의장국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경주 APEC 정상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간 정상회담 성사는 물론,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방한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였던 2014년 7월이다.
올해 11월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지난 2022년 이후 약 2년 만에 윤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만남이 이뤄진다.
양국 외교 수장은 회담에서 올해 들어 한중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하며 고위급 협의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 차원의 협력뿐만 아니라 지방정부ㆍ의회ㆍ학술 분야 교류 및 인적 교류도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왕 부장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중의원연맹 대표단을 직접 환영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한중우호미래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전했다.
포럼은 지난 2022년 11월 한중 정상회담 합의사항으로, 양국의 정부ㆍ학계ㆍ민간인사들이 참여하는 1.5 트랙 대화 형식으로 개최가 추진되고 있다.
양측은 또 경제협력이 서로의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중요한 기초라는 공감대 속 실질협력의 모멘텀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도 했다.
왕 부장은 한중 양국이 역내 주요 경제강국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통합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조 장관은 북한이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는 한편, 10월 초 최고인민회의시 헌법 개정을 통해 각종 도발을 예고하는 등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한중 양국이 고위급 회의를 통해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하고, 중국 측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양국이 공동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중국 측은 앞으로도 건설적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탈북민 보호에 대해 우리 정부가 부여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 측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조 장관은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7월 라오스 비엔티엔과 이번 뉴욕에서 왕 부장과 세차례 회담을 가졌다. 왕 부장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조 장관과 전략적 소통을 이어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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