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 연합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그니오홀딩스(이하 이그니오)에 대해 “지금 고려아연이 진행 중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굉장히 중요한 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2일 기자회견이 열린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약 10분간 이그니오 투자와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기자회견이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긴 시간을 할애한 셈이다.
이그니오는 고려아연이 신성장 동력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한 축인 자원순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58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의 도시광산 업체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소비국인 미국에서 전자폐기물을 수거ㆍ파쇄해 중간재를 판매한다. 저품위의 전자 폐기물에서 동, 금, 은, 팔라듐 등 유가금속으로 제련 가능한 중간재를 추출하는 독자기술을 보유했다. 최 회장은 이런 노하우와 기반을 높게 평가해 이그니오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광산에서 오는 단 1t(톤)의 동도 원료로 쓰지 않으며 대부분 재활용 원료에서 동을 추출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다”면서도 “이런 기술을 가진 우리에게도 어려운 점은 원료 확보”라고 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3만t 수준인 연간 동 생산량을 2028년 15만t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위해선 원료를 조달할 수 있는 이그니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이그니오 투자는 미국과 유럽의 도시광산에서 동을 수급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능력들을 샀다고 보면 된다”며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간 후에도 계속 추진하겠다던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위해선 이그니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 중인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그니오의 매출규모 등을 고려할 때 고가에 인수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신성장 동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성장 동력을 추진하면서 내재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건 현재 경영진이며,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적임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그니오가 실체없는 유령회사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2021년 인수 당시 이그니오의 매출액은 637억원이었다. 이그니오 인수 주체인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 매출은 2022년 329억원, 2023년 809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5721억원을 달성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