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도 수출로 지탱하던 한국 경제가 복병을 만났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 위기는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항만노조 파업으로 동부 및 멕시코 연안의 36개 항구의 선적 및 하역이 전면 중단됐다. 동시에 터진 글로벌 대형 악재에 우리 경제가 슬기롭게 극복할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 위기는 제5차 중동전쟁의 갈림길로 받아들여진다. 이란은 지난 1일 18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실수했다.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보복 공격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정면 대결을 벌일 경우 그 후과는 가늠하기 힘들다. 그러잖아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의 무장세력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미국까지 가세할 경우 유가 폭등은 물론 글로벌 교역 및 투자 위축은 불보듯하다.
미국 동부 및 멕시코만 해안 36개 항구의 셧다운 파급력도 엄청나다. 4만5000여명이 가입한 국제항만노동자협회가 47년 만에 파업에 나선 것으로 미국 물동량의 41%를 차지하는 동남부 항구의 하역 및 선적이 멈췄다. 하루 최대 50억달러(6조원 안팎) 피해가 예상되는 데다 2주 내에 타결되지 않을 경우 그 파장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해상운임 상승, 공급망 및 물류 대란을 피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경제안보회의를 소집해 ‘중동 교민 철수를 위한 군 수송기 투입’ 등을 지시했지만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를 지체없이 실행해야 마땅하다. 중동의 원유 수입 비중이 70% 이상인 우리는 안보 차원에서 제3의 원유 공급선 확보, 비축량 점검 등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미 동부 항만 올스톱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 피해 최소화, 항로변경 및 국내 물가 상승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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