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빌딩 전경./사진: 영풍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영풍이 최근 법원에 제기한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주주총회 결의가 선행되지 않는 한 자사주 취득을 위한 공개매수를 중지해 달라는 신청 취지를 추가했다고 4일 밝혔다.

이사회의 독단적인 결정만으로 임의적립금 사용목적을 전환하고, 자사주 취득을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건 절차상 위법하다는 가처분 신청의 취지를 보다 명확히 했다는 설명이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재무제표 상의 이월이익잉여금이 이미 소진된 상황에서 자사주 취득을 위해서는 주주들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려아연은 올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해외투자와 자원사업 투자 적립금으로 이익잉여금을 적립하기로 한 재무제표를 승인했다.

영풍은 “해외투자와 자원사업투자 목적을 위해 주주들이 적립하기로 한 금액을 자사주 취득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시 주주총회를 열어 배당가능이익 금액을 늘려야 한다”며 “이러한 절차가 선행되기 전에는 공개매수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 측의 ‘이사회 결의만으로 최대 6조원에 달하는 자사주의 매입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주총 결의를 통해 회사에 유보하기로 한 막대한 재원을 주주의 동의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언제든지 유출할 수 있다는 얘기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 영풍은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무려 2조7000억원이라는 금액을 사외로 유출하려 하고 있다”며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회사의 재무 상태를 위험에 빠트리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이번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가 주주친화적이고,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주식을 모두 소각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마치 법적리스크가 남아있는 것처럼 만들고, 자본시장 교란행위와 시세조종성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자사주 공개매수는 모든 주주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모든 주주들이 충분한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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