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각사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영풍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중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글로벌 독립 투자 리서치 플랫폼 ‘스마트카르마’ 보고서를 인용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을 경고했다.
6일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스마트카르마의 더글라스 킴 애널리스트는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최 회장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 인상하기 위해 부채를 더 늘릴 수 있지만, 이는 고려아연의 재무구조에 더 큰 리스크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의 최선의 이익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킴 애널리스트는 MBK파트너스의 동일 가격 공개매수 제안으로 인해 최씨 일가의 대규모 차입 결정이 미칠 영향을 평가할 시간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그는 “회사가 부채를 과도하게 끌어쓴다면 이는 회사의 신용비율이나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2조7000억원의 대규모 차입에 따른 이자보상비율 악화를 지적했다. 최대 7% 고금리로 2조7000억원을 차입할 경우, 연간 이자비용이 1890억원 늘어나 총 23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이자보상비율은 27.4배에서 5.7배로 급격히 하락할 전망이다. 이자보상비율은 회사의 현금창출능력이 충분한지를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다.
킴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고려아연의 주가가 공개매수 종료 후 50만원에서 60만원 선으로 재조정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반박자료를 내고 “스마트카르마는 개인 투자자들의 의견을 공유하고, 게재한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얻는 P2P 플랫폼”이라며 “해당 보고서는 스마트카르마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별 분석자의 주관적 견해로,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의견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공개매수를 시작한 뒤, 당초 66만원이던 공개매수 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렸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이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추진하자 다시 83만원으로 가격을 상향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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