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과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양국은 특히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1949년 수교 이래 정상 차원의 공동 문건 채택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성과를 언급하면서 “오늘 저와 마르코스 대통령님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한-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정상은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특히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기로 했다”며 “오늘 체결된 해양협력 MOU를 통해 해상 초국가 범죄 대응, 정보 교환, 수색구조와 같은 해양안보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오늘 필리핀과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며 “이는 계속 복잡해지는 지정학적, 경제적 환경 속에서 양국 관계를 보다 강화하고 심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또 “서필리핀해 또는 남중국해 및 한반도 등 지역 국제 문제도 논의했다”며 “필리핀은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을 환영한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과 8ㆍ15 통일 독트린은 매우 중요한 노력”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원자력 분야에서 한국의 성공담에 기초해 바탄 원전 재개를 위한 타당성 조사와 관련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면서 “이를 통해 바탄 원전 재개와 관련한 면밀한 타당성 조사를 시행해 필리핀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필리핀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국방ㆍ방산ㆍ해양 분야에 걸친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필리핀에서 실시되는 연합훈련에 한국군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양국 국방당국간 교류와 소통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앞서 우리 군은 올해 4~5월 미국 필리핀 연합훈련인 ‘발리카탄 훈련’과 8~9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주관한 ‘퍼시픽파트너십’ 훈련에 참여했고, 이달 중 실시하는 미-필리핀 해병대 연합훈련인 카만닥 훈련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총 7건의 MOU를 체결했다. 한-필리핀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에 관한 MOU를 비롯해 경제 분야 협력과 관련, 양국은 필리핀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파나이ㆍ귀마라스ㆍ네그로스(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대한 MOU도 맺었다. 기획재정부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를 통해 각각 사업에 9억5000만 달러, 10억 달러를 지원한다. 한화로 2조6200억 원이 넘는 규모로 EDCF 사업 기준 역대 1, 2위 규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 참석 일정을 마친 뒤 두 번째 순방국인 싱가포르로 이동할 예정이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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