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옆세권 ‘똘똘한 한채’ 선호
하이엔드 재개발ㆍ재건축 쏟아져
서울 분양가 고공행진에
비강남 단지와 ‘키 맞추기’
평촌 자이 퍼스니티 등 주목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안양시 아파트 분양가격이 3.3㎡당 4000만원 시대가 임박했다. 과천에 이어 서울 못지않은 초고가 분양이 경기권에서 속출하고 있다.
9일 <대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안양 호계온천주변지구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한 ‘아크로 베스티뉴’ 3.3㎡당 분양가격은 4070만원이다.
이는 최근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에 근접한 수준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4311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경기 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와 비교하면 두 배에 육박한다. 부동산R114에 의하면 올해 1~8월 경기 51개 단지(임대 제외) 평균 분양가는 2011만원 정도다.
DL이앤씨가 경기 안양에 공급하는 ‘아크로 베스티뉴’ 투시도. /사진:DL이앤씨 제공 |
앞서 과천에서는 ‘프레스티어 자이’의 3.3㎡당 분양가가 6275만원(발코니 확장 포함)으로 책정돼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부산 수영구에서 최고 분양가로 나온 ‘테넌바움294 Ⅱ’의 3.3㎡당 6093만원을 뛰어넘는 숫자다. 과천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지난달 말 기준 3410만원으로 경기 31개 시군구 가운데 가장 비쌌는데, 프레스티어 자이가 역대 최고가를 찍으면서 평균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과천의 경우 최근 서울 강남ㆍ서초구 재건축 단지와, 안양은 서울 비강남권 분양 단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가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분양가 상승 이유는 복잡다단하다. 공사비 급등,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아크로 베스티뉴와 같은 하이엔드(고급형) 브랜드 선호,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 확산, 똘똘한 한채 등 수도권 알짜지역 중심의 경쟁 과열 등이다.
서울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와 용산구를 뺀 전 지역의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것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상대적으로 재개발ㆍ재건축이 많을 수밖에 없는 수도권에서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이 추가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일반 분양가를 최대한 올려 잡을 수밖에 없어서다. 서울 강남권 등 도심과 접근성이 좋은 경기 지역, 이른바 ‘서울 옆세권’에 키를 맞추려는 현상도 뚜렷해지면서 분양가 상향 평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당분간 안양의 아파트 분양가 상승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동안구에서만 재개발 사업이 줄줄이 추진되면서다. 비산동에서 뉴타운맨션 삼호아파트지구를 재건축한 ‘평촌 자이 퍼스니티’가 내달 분양을 앞두고 있고 관양동에선 현대아파트지구 재건축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 단지 향후 분양가는 아크로 베스티뉴에 준하거나 이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아크로 베스티뉴 분양가가 심의를 통과하면 입주자 모집 공고는 이르면 이달 중순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청약은 내달 초 이뤄질 전망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부가 공급대책을 쏟아내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에 나서고 있지만 수급 불균형이 극심한 데다 전셋값까지 오르고 있어 현재의 상승 기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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