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우리나라와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최고 단계인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CSPㆍ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대통령실이 10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과 아세안은 새로운 미래의 역사를 함께 써나갈 것”이라며 “한국은 아세안 중시 외교를 이어가는 가운데 공동 번영의 파트너로서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에 따라 정치ㆍ안보 분야에서 11월 한-아세안 첫 국방장관 대면 회의를 개최하고, 아세안의 사이버안보 역량 강화 지원을 비롯한 전략적 공조와 안보 협력 수준도 높이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한-아세안 싱크탱크 다이얼로그 출범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착수 △스마트 시티 협력 등을 추진한다.
사회ㆍ문화 분야에서는 향후 5년간 아세안 출신 학생 4만명에 대한 연수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이공계 첨단분야(STEM) 장학생 사업을 발족한다.
역내 평화와 안보 증진 방안도 공동성명에 담겼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정, 안보, 안전 그리고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 항행ㆍ상공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 확인한다”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행 2년차를 맞이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중심으로 아세안과 협력의 공통 분모를 넓혀 나가겠다”며 “교역과 투자 중심으로 진행된 현재까지의 협력을 인공지능(AI), 환경, 스마트 시티 등 미래 분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세안 정상들은 이날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광복절에 제시한 ‘8ㆍ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양측은 성명에서 ‘평화적인 대화 재개와 비핵ㆍ평화ㆍ번영의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노력을 지지하고, 8ㆍ15 통일 독트린에 대한민국이 부여하는 중요성을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 위협이 존재하는 한, 한국과 아세안의 진정한 평화는 달성할 수 없다”며 “북한의 핵 도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단합된 의지와 행동만이 역내 평화를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현지 매체 ‘비엔티안 타임즈’가 공개한 기고문에서 한-아세안 간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가 수립된 것에 대해 “한국과 아세안이 평화, 번영, 상생을 위한 미래 동반자로서 새로운 35년을 함께 일궈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국제정세에 대해 지정학적, 지경학적 복합 위기가 교차하는 중대한 변곡점이라고 평가하며 “이러한 도전에 맞서 최적의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과 아세안은 평화ㆍ번영ㆍ상생을 위한 미래 연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동성명은 지난 1989년 한-아세안 대화 관계를 수립한 후 한-아세안 협력의 확대와 발전 성과를 반영한 것으로, 35주년 만에 최상위급 파트너십을 수립했다는 평이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는 호혜적 파트너십을 토대로 눈부시게 발전했다”며 지난 35년간 △교역 23배 △투자 80배 △인적교류 37배 증가 등의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또 2022년 5월 취임 후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며 “임기 동안 아세안 관련 3대 협력기금에 대한 연간 기여액을 4800만 달러로 2배 늘리기로 한 것은 호혜적 협력을 행동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부터 진행된 ‘K-City Network 사업’을 통한 아세안 내 스마트시티 구축 지원사업과 2028년까지 3000만 달러가 투입될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2026년까지 1900만 달러가 투입되는 ‘한-아세안 메탄행동 파트너십’ 등을 구체적 협력사업으로 제시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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