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석유화학ㆍ정유업계 “탄소감축 인프라ㆍ제도적 지원 강화 절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10-11 11:42:13   폰트크기 변경      

대한상의-산업부 공동, 11일 ‘제2차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 개최
업계 “2035 국가 탄소감축목표 현실화” 등 요청

업종별 온실가스 배출량(100만톤, 2018년) /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최근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과 정유 산업이 정부와 함께 탈탄소 돌파구를 모색을 위해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댔다. 이들 산업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 특성상 탄소 중립 달성이 어려운 대표적인 업종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 이하 상의)는 11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제2차 ‘산업부문 탄소 중립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 엄찬왕 한국석유화학협회 상근부회장, 유연백 대한석유협회 상근부회장과 함께 강재철 LG화학 부문장, 박인철 롯데케미칼 부문장, 한희민 SK에너지 정책지원실장, 하정재 GS칼텍스 뉴에너지부문장, 이춘배 에쓰-오일 대외부문장, 황인진 HD현대오일뱅크 지원부문장 등 관련 업계 임원들과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 이상준 서울과기대 교수 등 관련 전문가도 참석했다.

국내 수출 주력산업인 두 산업은 주요국 탄소규제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은 현재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유기화학,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과 원유정제 분야로 확대 논의 중이다. 향후 도입 가능성이 높은 미국의 청정경쟁법(CCA) 역시 탄소조정세 부과대상으로 화학제품ㆍ화학비료, 석유정제품, 에탄올 등 12개 품목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날 이상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국내 석유화학ㆍ정유 산업은 산유국이 아님에도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력수출산업으로서 국가 경제를 이끌어왔지만, 주요국의 탄소규제에 발맞추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여러 대안을 함께 모색하면서 성공적인 대안으로 좁혀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탄소 감축을 위해 이산화탄소저장활용법(CCUS) 기술 상용화,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 저탄소ㆍ고기능 소재 기술개발 지원 등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탄소감축 투자의 경제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박인철 롯데케미칼 부문장은 “석유화학제품이 기후대응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수소, 재생에너지, CCUS 등 인프라를 구축해 연ㆍ원료 대체와 간접배출 감소 등을 지원하고 탄소 차액계약제도 등 기업들이 탄소 감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건의했다.

정유업계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가 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기술적 어려움을 고려해 현실적인 목표가 돼야하고, 탄소 감축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안국헌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정유 산업은 원료와 제품이 모두 탄소 기반이라 감축 기술이 매우 제한적인데, 구조적 한계를 감안해 2035 NDC는 기술개발 속도와 경제성을 반영한 현실적인 경로로 설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실장은 “정유업계가 SAF(지속가능항공유), CCUS, 재생합성 연료(e-fuel) 등 감축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경제성이 낮고 초기 단계에 있어 널리 적용하기 어렵고 저탄소제품과 석유대체연료 생산에 필요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폐식용유 등 원료확보도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유연백 대한석유협회 상근부회장은 “탄소중립정책이 단기적인 감축 성과에만 치중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의 실질적인 전환을 지원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35 NDC 달성을 위해 석유화학과 정유 산업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산업부문 저탄소ㆍ탈탄소화는 산업간 연관관계 고려도 필수적인데, 석유화학과 정유는 산업연계성이 높으므로 2035 NDC 실현을 위해 공정통합, 저탄소제품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두 산업은 제조업 발전에 핵심 기초소재를 제공하는 만큼 산업 전반의 탄소 중립 달성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도 저탄소ㆍ고기능 소재의 공급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가 절실하다”라고 지적했다.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은 직접배출(Scope1) 감축이 어려운 업종 특성을 고려할 때, CCUS를 통한 감축, 공정 전기화 등을 주요 감축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CCUS법’ 하위법령을 차질 없이 마련해 연구개발(R&D)ㆍ규제개선ㆍ표준 등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업계투자를 뒷받침하고 무탄소 에너지를 확대해 공정 전기화에 따른 탄소 감축 효과가 증대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일준 상의 상근부회장은 “석유화학과 정유산업은 오랜 기간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핵심산업이지만, 이제 탄소중립을 통해 미래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시대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두 산업은 탄소감축이 구조적으로 매우 어려워 기업 혼자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만큼,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제도적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김희용 기자
hyong@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