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데스크칼럼] 코스피의 굴욕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10-14 06:00:21   폰트크기 변경      

올해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승률이 전쟁 중인 이스라엘 증시보다 못하다고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2.25포인트(0.09%) 내린 2596.91로 마감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3년2개월만에 시중에 돈을 풀겠다는 의미로 기준금리를 내리며 긴축에서 완화로 통화정책을 변경했지만 주식시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2024년 증시 개장 첫날 코스피 지수는 2,669.81로 마감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했지만 당시와 비교하면 코스피 지수는 72.9포인트 내렸다. 약 2.7% 하락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비롯, 중동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해외 주요 국가의 증시는 어떨까?

현지시간 11일 다우존스는 전장 대비 409.74포인트(0.97%) 오른 4만2863.86으로 장을 마쳤다.

연초(1월2일 종가) 37,715.04와 비교하면 5154.82포인트 상승했다. 13.7% 가량 상승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지난 11일 전날 대비 224.91포인트(0.57%) 상승한 3만9605.80으로 마감했다.

연초(1월4일 종가) 3만3288.29 대비로는 19% 가까이(6317.51포인트) 뛰었다.

이외 유럽이나 홍콩, 중국 등 연초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지금 이 시간에도 포탄이 떨어질 것만 같은 이스라엘의 주가 지수(TA35)도 연초대비 12.6% 올랐다고 한다.

코스피는 왜 이럴까? 우리 정부나 기업들이 ‘나몰라라’하고 있어서 일까?

사실 1월 하순 정부가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칭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을 때만해도 코스피는 한껏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 7월11일 2891.35(종가)를 기록하며 연고점을 찍은 것도 밸류업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난 8월초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 폭락 이후 대다수 국가의 증시는 회복 또는 상승기류를 탔지만 코스피(코스닥)만큼은 한달 넘게 답보상태에 빠졌다.

이렇다보니, 국내 개인투자자 ‘개미’는 물론, 외국인들 마저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외인들은 7월까지 이어오던 주식 순매수를 끊고 두달연속 팔자에 나섰고 개인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투자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우리 증시가, 정부당국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와 공매도 허용(금지)다.

정치권이나 당국이 ‘이럴때 이게 맞고, 저럴땐 저게 맞다’는 식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믿음이 깨진 것이다.

밸류업도 마찬가지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이 유망하다는 식으로 홍보 아닌 홍보는 다 해놓고, 정작 밸류업 지수에는 해당 종목은 편입시키지 않으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타로 ‘먹고 빠지는게 상책’이라는 인상만 남겼다.

투자자에게 가장 무서운 건 어닝쇼크가 아니다. 불확실성이다.

정부당국이나 기업들이 이런 불확실성을 신속히 해소하지 않으면, 전쟁국 보다 못한 굴욕은 계속될 것이다. 밸류업 역시 가당치도 않다.


봉승권 금융부ㆍ증권부 부장 skbo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