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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중현 기자] 건설사들이 임대주택 매입가격을 현실화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사가 공공택지 내 일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추진하는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사업’과 관련해 현실적인 매입가격을 적용하지 않으면 적자가 불가피해서다.
건설사들이 최근 인건비 및 공사비 급등, 주택경기 침체까지 겹쳐 터무니없이 낮은 임대주택 매입가로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1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대한주택건설협회(주건협)는 최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 임대주택 매입가격 현실화’를 요구했다.
임대주택건설형은 2020년 도입된 제도로, 2021년부터 LH공사가 공공택지 내 일정 토지를 임대주택건설형으로 공급하고 있다. 민간사업자가 공급받은 공동주택용지에 건설하는 분양주택의 일부를 사업시행자인 LH에 매각하고, LH는 이를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공급 대상자는 민간사업자가 공동주택용지에 건설하는 분양주택의 20~30% 범위에서 업체가 제안하는 임대주택 매각비율, 임대주택품질(녹색건축 인증, 장수명주택 인증) 등의 평가를 통해 선정한다.
LH는 전체 주택에서 업체가 제시한 임대주택 제공 호수만큼을 매수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현재까지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는 성남 복정1, 남양주 진접2, 인천 계양지구, 파주 운정 등에서 총 19개 필지가 공급됐다.
그러나 임대주택 인수 시 발생하는 건축비가 공공건설임대주택 표준건축비 기준으로 산정해 건설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임대주택 매입 시 적용되는 표준건축비가 분양주택 건설원가보다 턱없이 낮아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의 사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표준건축비는 ㎡당 111만8800원(3.3㎡당 368만2040원)으로, 기본형 건축비 ㎡당 208만3000원(3.3㎡ 687만3900원) 대비 55% 수준이다.
주택업계는 현재 공사비를 적용할 경우 임대주택 매입비율 10%당 사업 매출액이 약 3%씩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물량의 30%를 임대주택을 지을 경우 사업 적자가 불가피하고 매출액 약 9%가 감소해 존립 위기까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택지비 가산비용 범위도 축소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물량만큼 건축비의 절반이 손실로 작용한다.
사업을 진행할수록 적자와 리스크만 증가하면서 일부 업체에서는 택지 반납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택지 해약규모는 작년 기준 5필지에서 올해(7월기준) 17필지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표준건축비를 적용할 경우 건설사들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건축비 인상이 되지 않으면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주건협은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 임대주택 매입가격을 현실화를 건의했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경우 임대주택과 용적률 상향에 따른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표준건축비가 아닌 기본건축비의 80% 수준으로 상향하도록 추진한 만큼 공공택지 임대주택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달라는 주장이다.
주건협 관계자는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표준건축비로 유지 시 해당 공동택지 사업 포기로 원활한 주택공급 확대에 저해요소로 작용한다”며 “임대주택 매각에 따른 손실방지를 위해 전반적인 아파트 품질이 하향되는 것도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LH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당장 제도 손질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택지 공급 이후 공사비가 급등한 변수가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한지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공모형은 업체가 직접 사업 조건을 제안하는 형태여서 제도 개선을 하더라도 이미 공급된 택지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최중현 기자 hig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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