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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코뿔소 韓 반도체… 정부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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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14 16:11:17   폰트크기 변경      
한경협, 역대 산업부 장관 특별대담

D램 등 생산능력 中 등에 밀릴 수도

日 도시바ㆍ美 인텔 전철 밟지 말아야


전력공급 인프라 구축ㆍ보조금 지원

산ㆍ학ㆍ연 손잡고 초격차 기술개발 필요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을 비롯한 역대 산업부 장관들이 14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산업부장관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역대 산업부 장관들은 한국이 반도체 강국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과감한 혁신과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사진 왼쪽부터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 이창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종호 전 과학기술통신부 장관. / 사진 : 사진 : 안윤수 기자 ays77@dnews.co.kr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역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들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이들은 D램 등 국내 반도체 생산 능력이 중국과 대만 등 후발국가들에 추월당할 수 있으며, 일본 도시바와 미국 인텔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칫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상실케 하는 ‘회색 코뿔소’를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회색 코뿔소는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말하는 경제 용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4일 이윤호ㆍ윤상직ㆍ성윤모ㆍ이창양 전 산업부장관과 이종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전직 장관들을 초청해 ‘반도체 패권 탈환을 위한 한국의 과제’를 주제로 특별대담을 가졌다.

전직 장관들은 한국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요 제안으로는 △보조금 지원 △안정적 전력 공급 인프라 구축 △소재·부품·장비 분야 지원 확대 △우수 인력 육성 △산·학·연 협력을 통한 초격차 기술개발 등을 제시했다.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반도체가 단순한 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안보에 직결되는 만큼 과감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 군사 기술의 90% 이상이 반도체 기술에 의존하는 등 반도체 산업이 국가 안보와도 밀접하다는 것이다.

윤상직 전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송전망 건설 완공과 신규 원전 건설, SMR 조기 상용화를 주문했다. 그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체되고 있는 송전망 건설을 조속히 완공하고, 신규 원전건설과 차세대 SMR 조기 상용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성윤모ㆍ이창양 전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성 전 장관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육성은 물론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통해 마련된 반도체 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 전 장관은 “민간이 할 수 없는 전력ㆍ용수와 같은 인프라와 인력 확보에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노력이 절실하며,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갈 싱크탱크 구축도 요구된다”고 했다.

이종호 전 과기부 장관은 AI 시대에 대비한 저전력 반도체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AI의 엄청난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저전력 반도체 기술 개발이 신속하고 실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기술혁신을 통한 ‘초격차’를 강조했다.

한편, 반도체 위기설에 휩싸인 삼성전자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이윤호 전 장관은 “삼성은 D램 성공에 안주했다. 조직 긴장도가 많이 떨어졌다고 본다”며 “주가가 떨어지는 게 삼성에게 다행이라고 본다”고 했다. 삼성 내부적으로 위기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라는 지적이다. 이창양 전 장관도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늦었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서 마켓쉐어가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막강한 위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AI 시대 변화를 환절기로 본다면 현재 삼성은 감기 수준이다. 크게 도약하기 위한 내부 정리ㆍ새로운 목표 설정을 시도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또한 전직 장관들은 리더십 발현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시시각각 전쟁을 치르고 있는 곳이 반도체 산업인데, 이재용 회장은 3년 넘게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안타까운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며 “AI 기술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인력ㆍ기술개발 모두 중요하며, 리더십이 발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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