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영풍ㆍMBK파트너스 연합(이하 MBK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진행해 온 주식 공개매수에서 지분 5.34%를 확보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애초 목표했던 수량엔 미치지 못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MBK연합은 일단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장악에 나설 계획이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연합은 전날까지 진행된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통해 기존 33.13%였던 지분율을 38.47%까지 늘렸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우호지분 지분율인 33.9%를 앞선다.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최 회장 측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잔여 유통주식 약 15%를 사들인다고 가정했을 때, 의결권 기준 MBK연합 지분율은 약 45%가 된다. 최 회장 측이 매입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모든 주주가 주총에 참여하는 게 아닌 만큼 시장에선 MBK연합이 사실상 과반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MBK연합도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며 “우선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중단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23일인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확인한 후, 임시 주총을 소집하기로 했다. MBK 연합이 임시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이사회 이사 인원 제한이 없는 점을 노려 추가 이사진을 대거 진입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은 13명으로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다.
다만 현 고려아연 이사진이 임시 주총 소집을 반대하면 법원의 허락을 받는 절차까지 거쳐야 하기에 임시 주총 소집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선 내년 초 정기 주총 시즌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려아연 측은 “상대가 제시한 목표치에는 미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직 경영권을 내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당초 MBK연합이 목표했던 지분율은 7%였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가 마감되면 우군인 베인캐피털 확보 지분 2.5%를 포함해 39%의 지분을 확보할 전망이다. MBK연합에 뒤처지는 만큼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우호 지분에 넘기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 금액을 늘리거나 우군 투자자를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또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 중인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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