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역에서 14일과 15일 이틀동안 140만여명에 달하는 청년들과 학생들이 인민군대 입대,복대를 탄원하며 그 수가 매일 증가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ㆍ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러시아의 전쟁 상대국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 병력 파병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북한의 군사적 개입에 대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북한이 파견한) 이들은 전쟁에서 숨진 러시아인을 대체하기 위한 러시아 공장의 노동자들과 군 인력”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범죄자 연합에 이미 북한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미 지원 중인 무기뿐 아니라 인력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이 발언이 사실로 확인되면 북한은 무기와 자금이 아닌 병력을 지원해 양국의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첫 국가가 된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북한에 대해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러시아 편에 두 번째 국가가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3일부터 북한군 파병설을 제기한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이날 북한군 보병 1만명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극동지역에서 훈련 중이라고 추가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국경 지대에 배치되면 러시아는 다른 임무를 위한 자체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전날 러시아군이 제11공수돌격여단에 북한군 장병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조직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대대의 예상 병력은 3000명 규모로 현재 소형 무기와 탄약을 보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러시아가 북한과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대한 비준 절차에 착수하며 북러 군사 협력이 한층 더 공고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4일 북러 조약에 대한 비준안을 하원에 제출한 것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 사이 커지는 안보 (협력) 관계에 대해 계속 큰 우려(great concern)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조약에 대해 “안보 보장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협력을 전략적으로 심화한다는 것이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결한 이 조약은 쌍방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군사원조를 제공하고 안보 협력을 심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4억2500만달러(약 5800억원) 규모의 군사원조를 발표했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이 앞으로 수 개월내 방공망과 포병용 장비, 장갑차와 전투차량 수백대, 기타 무장 차량 수천대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추가 원조는 내년 1월에 임기가 끝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달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서둘러 늘리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승리계획’을 공개하며 “이 계획을 따른다면 늦어도 내년까지는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미국과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롯한 우방국들의 지지를 크게 받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승리계획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초청 △러시아 영토에 대한 장거리 무기 사용 허가 △러시아의 침략을 막기 위한 포괄적 비핵 전략 패키지 △우크라이나 천연자원 공동 보호 및 개발 투자 △숙련된 군대 양성 등 5개 사항이다.
그러면서 “영토나 주권 거래는 종전 해법이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하라는 조건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라고 일축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승리계획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상황과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고 평했고, BBC는 “우크라이나가 안보 보장의 대가로 영토를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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