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한국 반도체 산업이 중국과의 급격한 디커플링(탈동조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AI(인공지능) 등 첨단 반도체 기술 부문에서 미국의 우방국 중심 공급망 구축에 협력하면서도 범용 반도체 부문에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도체 5대 강국의 수출입 결합도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미국, 중국, 대만, 일본 등 반도체 5대 강국의 상호 보완성 정도를 중국의 수출입 결합도를 통해 분석했다.

수출입 결합도는 양국 간 무역 연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1보다 크면 양국의 무역 관계가 상호 보완적이며, 1보다 작으면 무역 보완성이 떨어진다고 해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전자ㆍ광학기기 대중(對中) 수출 비중의 40%가 중간재이며, 28%는 중국에서 해외로 재수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수출이 중국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체인에 여전히 편입돼 있음을 의미한다.

수출ㆍ수입 결합도는 이와 맥을 같이 했다. 지난 2022년 기준 중국은 한국과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 결합도가 2.94로 높게 나타났고, 대만과의 시스템 반도체 수출 결합도 역시 1.52로 높았다. 수입 측면에서 중국은 메모리ㆍ시스템 반도체 모두 한국(메모리 2.28, 시스템 2.21), 대만(메모리 1.50, 시스템 1.29), 일본(메모리 1.44, 시스템 2.05)과 보완적인 관계를 갖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미국과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 결합도는 0.62, 수입 결합도는 0.88로 미ㆍ중 간 무역은 보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범용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고, 반도체 수요 시장으로서의 위상 역시 당분간은 유지할 것으로 보여 중국과 협력적 관계를 잘 관리해 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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